새 정부 첫날 부화한 ‘퍼스트 피존’···이름은 ‘명둘기’입니다

2025-06-05

이재명 대통령의 선거캠프에 찾아와 알을 낳고 사라진 한 마리 비둘기. 그 비둘기가 남긴 단 한 개의 알이 이 대통령의 출범식 날 부화하며, 대중에게 ‘퍼스트 피존(First Pigeon)’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민주당 캠프 구성원들 사이에서 ‘명둘기’라 불리는 이 새는 이제 새로운 정치의 상징처럼 여겨지고 있다.

엄마 비둘기의 방문은 제 21대 대통령 선거 기간인 지난달 민주당 직능본부가 입주한 사무실에서 이뤄졌다. 이재휘 민주당 직능본부 총괄선임팀장은 “당시 에어컨이 고장 나 창문을 활짝 열어두었는데, 비둘기 두세 마리가 날아들었다”며 “모두 내보냈지만, 그 사이 한 마리가 의자 위에 조용히 알을 낳고 떠났다”고 그 날을 회상했다.

갑작스러운 상황이었지만 캠프는 이 알을 단순한 돌발 상황으로 넘기지 않았다. 캠프 구성원들은 유정란일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부화기를 들여왔고, 알은 캠프 내에서 안전하게 보호됐다. 이재휘 팀장은 “선거 기간 수많은 사무실 중 우리 캠프에 날아와 알을 낳았다는 점에서, 팀원들은 이를 ‘길조’로 판단해 큰 기대를 했다”고 전했다.

며칠 후, 알 속에서 실핏줄이 보이기 시작했고, 이후 육안으로도 내부의 움직임이 관찰됐다. 알은 마치 택일하듯 이재명 대통령의 출범식을 하루 앞두고 표면에 금이 생기기 시작하더니, 출범식 당일, 마침내 새끼 비둘기가 머리를 내밀며 세상에 나왔다.

태어난 직후 명둘기는 목을 가누기도 힘들 만큼 약한 상태였지만, 현재는 상태가 안정돼 먹이도 잘 받아먹고 있다. 이 명둘기의 양육을 맡은 이는 김윤 의원실 소속 김경혜 비서관이다. 직능본부에 파견 나왔던 김 비서관은 ‘명둘기 케어’라는 막중한 임무를 맡아 현재 하루 2~3시간 간격으로 먹이를 주며 돌보고 있다.

“걱정도 많았어요. 비둘기 양육 유튜브 영상도 찾아보고, 주변에 물어 생물학 박사님께 자문도 구했죠. 부리가 껍질 밖으로 보이기 시작하면 도와줘야 한다고 해서, 소독한 핀셋으로 손을 덜덜 떨면서 인공 파각도 해줬어요.”

김 비서관은 “다행히 지금은 밥도 잘 먹고, 똥도 잘 싸고 있다”며 미소 지었다. 퍼스트 피존은 알 시절부터 SNS와 온라인 커뮤니티 등에서 큰 관심을 모았고, 부화 소식이 알려지자 응원의 메시지가 쏟아졌다. 김 비서관은 이 ‘퍼스트 피존’의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조심스럽게 언급했다.

“개인적인 바람이긴 하지만, 오는 제헌절 행사에서 건강하게 자란 퍼스트 피존을 이재명 대통령께 직접 전달하는 자리를 만들고 싶어요. 물론 지금은 무엇보다 건강하게 자라는 게 중요하고, 이후에는 전문가 조언에 따라 결정할 계획입니다.”

관련 뉴스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