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범 사례 공유 플랫폼 구축…세계유산위원회 유치도 추진 중

오랜 세월에 걸쳐 전승되어 온 전통 지식과 문화 등 무형유산의 보호와 계승을 위해, 한국 정부가 국제 무대에서 본격적인 지원에 나선다.
국가유산청은 23일(현지시간) 프랑스 파리 유네스코 본부에서 ‘무형유산보호협약 신탁기금 공여 협정’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정을 통해 한국은 유네스코와 협력하여 무형유산 보호·전승의 모범 사례를 공유하는 온라인 플랫폼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번 협정에 따라 한국은 앞으로 5년 동안 매년 10억 원씩 총 50억 원 규모의 신탁기금을 유네스코에 지원하게 된다. 이는 유네스코 무형유산 분야에서 한국이 별도 기금을 조성한 최초의 사례로, 국제 문화유산 보호를 위한 한국의 실질적 기여를 보여주는 의미 있는 행보다.
국가유산청 관계자는 “모범 사례 공유 플랫폼이 무형유산에 대한 국제 사회의 인식을 높이고, 국가 간 협력을 확대하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유네스코는 2003년 ‘무형문화유산 보호 협약’을 채택한 이후 각국의 문화적 다양성과 창의성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다양한 무형유산을 인류무형문화유산으로 등재하고 있다.
한국은 현재까지 총 23건의 인류무형문화유산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184개 협약 가입국 가운데 네 번째로 많은 수치다. 가장 최근에는 전통 장(醬) 문화를 등재하는 데 성공한 바 있다.

국가유산청은 이번 기금 협정 외에도 2026~2030년 활동할 유네스코 무형유산보호협약 정부간위원회 위원국으로 선출되기 위한 외교적 노력을 이어가고 있으며, 동시에 2026년도 세계유산위원회 한국 유치에도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세계유산의 등재와 보존, 관리 방향 등을 결정하는 핵심 기구로, 지금까지 한국에서 개최된 적은 없다. 아시아에서는 태국 푸껫(1994), 일본 교토(1998), 중국 쑤저우(2004), 캄보디아 프놈펜·시엠레아프(2013) 등이 개최지로 선정된 바 있다.
이번 협정을 위해 파리를 방문한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은 유네스코 에르네스토 오토네 라미레즈 문화사무총장보와 면담을 갖고, 세계유산위원회 한국 개최의 필요성과 의지를 전달했다.
국가유산청은 “앞으로도 유네스코와의 협력을 바탕으로 국제 유산 보호와 활용 분야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국매일신문] 방지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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