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리내 작가의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 미국 대형사와 계약
라면 소재 에세이도 영국 독자들 만날 예정
서구권의 대형 출판사와 손을 잡고, 억대 선인세 계약을 맺었다는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에세이와 첫 장편 소설까지 해외 출판사들의 관심을 받으면서, 한국의 문학이 글로벌 시장에서도 주목을 받고 있다는 것이 입증되고 있다.
지난 8월 이미리내 작가의 ‘이름 없는 여자의 여덟 가지 인생’은 미국의 대형 출판사 하퍼콜린스와 억대 선인세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이 소설은 20대에 미국으로 유학을 간 이 작가가 영어로 쓴 작품으로, 그의 첫 장편 소설이다. 한국의 작가가 영어로 쓴 소설이 현지에서 주목을 받는 것은 물론, 첫 장편 소설로 반향을 일으킨 것에 ‘이례적’이라는 반응이 이어졌다.
최근에는 수필가이자 드라마 작가인 윤이나 작가가 쓴 에세이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가 억대 선인세를 받는 조건으로 세계 5대 영어권 출판사 중 하나인 펭귄랜덤하우스 트랜스월드에 판권을 수출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는 출판ㅅ 민음사의 하위 브랜드 ‘세미콜론’에서 선보이는 ‘띵 시리즈’ 중 하나로, 지난해 대만에서 출간돼 독자들을 만난 데 이어, 내년에는 영국 독자들을 만나게 됐다.
이 외에도 국내에서 팬덤이 탄탄한 김초엽 작가와 천선란 작가도 글로벌 출판사와 판권 계약을 맺고, 해외 독자들을 만난다고 알려졌다.
넷플릭스를 통해 ‘킹덤’ 시리즈, ‘오징어 게임’ 등이 해외에서도 크게 흥하면서 K-콘텐츠를 향한 관심이 확대되며 K-스토리를 향한 관심도 확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피지컬: 100’, ‘흑백요리사’ 등 예능 콘텐츠도 글로벌 차트에서 두각을 드러내고 있는데, 이 과정에서 ‘한식’을 향한 관심이 증가하기도 한다. ‘라면: 지금 물 올리러 갑니다’는 미국, 영국 등에서 한식, 특히 라면이 큰 인기를 끄는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다는 분석이 이어진다.
여기에 최근 한강 작가가 한국인 최초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면서 한국 문학을 향한 확대된 관심이 국내 작가들의 더욱 활발한 해외 진출이 이뤄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이어진다.
한 관계자는 “해외 도서전에만 가도 전보다 관심이 상당히 커졌다는 것을 느낀다”면서 “특정 장르가 인기를 끈다거나 하는 것을 넘어, K-스토리에 대한 관심이 있다는 것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관심이 집중된 현재, 적절한 지원으로 이를 잘 확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획재정부는 내년도 예산안과 관련한 참고 자료를 내고 한국 문학 번역과 해외 출판을 지원하는 예산을 올해 23억원에서 내년 31억원으로 34.5% 증액한다고 밝혔다. 문학 한류 활성화 지원 예산을 포함해 한국문학번역원에 지원되는 내년도 예산도 올해보다 6.3% 늘어난 141억 원이 편성됐지만, 한 관계자는 “번역 지원이 이뤄지고는 있지만, 부족한 것이 사실이다. 양질의 번역을 위해선 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