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미 동행... 역대 최대 103대 도입 발표
앞서 지난해 B777-9 20대, B787-10 30대 발표
GE사 예비 엔진 8대도 겹쳐
"지난해와 별도...정식 계약은 아냐"
일각 이벤성 발표 남발 지적

[디지털포스트(PC사랑)=김호정 기자 ] 대한항공이 한미 정상회담에 맞춰 7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은 25일(현지시간) 워싱턴DC 윌러드 호텔에서 스테파니 포프 보잉 상용기 부문 사장 겸 최고 경영자와 러셀 스톡스 GE에어로스페이스 상용기 엔진 및 서비스 사업부 사장 겸 최고 경영자와 만나 보잉 항공기 103대를 추가 도입한다고 밝혔다.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항공기 예비 엔진을 구매하고,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도 추진한다.
대한항공은 보잉 항공기 구매로 50조원, 엔진 구매 1조원, 엔진 정비 서비스 계약 18조2000억원 등 총 70조원에 육박하는 금액을 투자한다.
대한항공은 이번 항공기 구매에 대해 "선제적인 대규모 항공기 투자를 통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고, 대한민국과 미국 양국간의 상호호혜적 협력에도 기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는 펜데믹 이후 항공기 인도가 지연되면서 주요 항공사들이 항공기 주문시점을 앞당기는 추세를 감안해 2030년 중후반까지 선제적 항공기 투자 전략을 수립한 결과다.
보잉 항공기 구매 대상은 ▲B777-9 항공기 20대, ▲B787-10 항공기 25대, ▲B737-10 항공기 50대, ▲B777-8F화물기 8대다. 이들 항공기는 2030년말까지 순차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GE에어로스페이스와 CFM으로부터 각각 항공기 11대분과 8대 분의 예비 엔진을 구매한다. GE에어로스페이스로부터 20년간 항공기 28대에 대한 엔진 정비 서비스도 받는다.
이번 주문은 대한항공이 맺은 주문 계약 규모 중 최대지만 이번 주문에 지난해 주문한 계약 내용이 포함돼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이번 투자 발표가 지난해 공개한 항공기 구매 계획과 상당 부분 중복돼, 한미정상회담에 맞춰 새로운 투자처럼 발표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항공은 지난해 7월 22일 영국 판버러 국제에서쇼에서 조 회장과 스테파니 포프 사장이 참석한 가운데 항공기 구매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당시 MOU 내용에 따르면 이날 발표한 ▲B777-9 항공기 20대 ▲B787-10 항공기 30대(옵션 포함) 등 총 50대를 구매한다고 밝혔다. 이어 보잉 30대 이외에도 에어버스 A350 계열 항공기 33대, A321neo 50대 등 총 83대를 도입해 2034년까지 항공기를 203대까지 늘리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또한 조 회장은 지난 3월 워싱턴DC에서 캘리 오트버그 보잉 CEO, 러셀스톡스 GE 에어로스페이스 CEO를 만나 당시 MOU를 조속히 마무리하겠다고 합의하며 GE 예비 엔진 구매와 정비 서비스 계약을 논의했다. 논의 내용에는 기존 구매 조건인 B777-9 항공기 20대, B787-10 항공기 20대 구매 및 비슷한 조건의 항공기를 10대를 추가 구매하는 옵션이 포함됐다. GE사의 예비 엔진 8대(옵션 엔진 2대 별도) 구매와 보잉 777-9 항공기용 GE9X 엔진 관련 정비 서비스 계약도 있었다.
이번에 발표한 ▲B777-9 20대 ▲B787-10 25대 ▲B737-10 50대 ▲B777-8F 화물기 8대 도입 계획이 기존 계약 범주와 상당 부분 겹쳐 기존 물량과 중복된 것 아니냐는 의문이 나오고 있다.
조 회장은 앞선 4월 미국 CNBC와의 인터뷰에서 "대한항공이 보잉 항공기와 GE에어로스페이스 엔진을 대량 구매하기로 한 건 새로운 항공기가 필요해서 일뿐 미국과의 관세 협상과는 관련이 없다"고 언급한바 있다. 이어 "보잉과 에어버스로부터 약 150대의 항공기를 주문한 상태로 향후 10~15년 간 충분하다"고 강조했다.
대한항공은 "이번 발표가 지난해 7월 체결한 물량과는 별도"라며 “아직 정식 계약 단계가 아니고 MOU라 실제 규모는 달라질 수 있다”고 해명했다.
이번 대한항공의 70조원 투자 발표는 규모만 놓고 보면 사상 최대이지만, 세부 내용을 뜯어보면 기존 계약과 상당 부분 중복되는 만큼 정상회담에 맞춘 이벤트성 발표인지, 실제 신규 계약인지 명확히 밝힐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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