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전드리그 PO 최규병에 불계승
12월 1일 2차전서 기록 경신에 도전
프로 데뷔 후 39년간 국내외 제패
사제지간 모습 영화로 제작되기도
“대국 늘 어려워… 최선 다하겠다”
“최다승 기록은 크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주변에서 알려줘 얼마 전에 알게 됐습니다. 어느 기사와 대국해도 늘 어렵고, 앞으로도 좋은 내용의 바둑을 두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살아있는 ‘바둑 전설’ 이창호(50) 9단이 역대 최다승 타이기록을 수립한 뒤 특유의 무덤덤한 표정으로 이 같은 소회를 말했다.

팀 ‘수소도시 완주’의 주장인 이창호 9단은 지난 30일 서울 한국기원 바둑TV 스튜디오에서 열린 2025 인크레디웨어 레전드리그 플레이오프(PO) 제1차전에서 ‘고고(GOGO) 양양’의 2지명 최규병 9단을 241수 만에 흑 불계승으로 제압했다. 이로써 이창호 9단은 개인 통산 1968승(1무814패)째를 수확해 스승 조훈현 9단과 최다승 공동 1위로 올라섰다.
만 11세이던 1986년 프로에 입단한 이창호는 조영숙 초단(이하 당시 단)을 상대로 첫 승리를 거두면서 ‘바둑 황제’를 향한 대장정을 시작했다. 만 11세이던 1986년 8월 프로에 입단한 그는 입단 직후 조영숙 초단을 상대로 첫 승리를 따냈고, 2000년 10월 안조영 6단을 꺾고 통산 1000승 고지에 올라섰다. 이어 2010년 1월에는 최철한 9단을 상대로 통산 1500승을 달성했고, 2021년 2월에는 한웅규 7단을 제압하며 통산 1800승을 채웠다. 2024년 9월에는 유창혁 9단을 상대로 승리해 1900승을 기록했다.
이창호 9단은 프로 데뷔 이후 약 39년 동안 꾸준히 승리를 수확하며 조훈현 9단이 보유해 온 최다승 기록에 접근했다. 지난 17일 경남 사천에서 조훈현 9단을 꺾으면서 대한민국 바둑 통산 최다승 기록에 1승 차로 다가선 바 있다. 그는 이날 조 9단에게 173수 만에 흑 불계승을 거뒀다. 그는 지난 10월6일에 열린 슈퍼컵 레전드 매치에서도 승리하는 등 조훈현 9단과의 대국에서 11연승을 기록 중이다. 조훈현 9단과의 상대 전적에서도 197승 119패로 앞서 나갔다.
특히 이창호 9단과 조훈현 9단의 모습은 영화 ‘승부’로도 제작돼 지난 3월에 개봉되기도 했다. ‘승부’는 사제 관계이자 바둑 통산 우승 횟수 1, 2위를 다투는 한국 대표 기사인 이창호 9단과 조훈현 9단이 치렀던 승부를 배경으로 한 실화 바둑 영화다.
당시 바둑 챔피언 조훈현 9단이 한 아마추어 대회에서 재능은 뛰어나지만 제대로 된 훈련을 받지 못한 소년 이창호를 발견하고, 그를 제자로 삼아 프로 기사로 키우기로 결심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르며 제자가 스승의 가르침에 반기를 들면서 갈등이 시작된다. 결국 두 사람은 바둑으로 승부를 벌이게 된다. 조훈현 9단은 이병헌이, 이창호 9단은 유아인(성인시절 역할)과 김강훈(어린시절 역할)이 각각 맡아 연기했다.
이창호 9단은 시니어 무대에서도 여전한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는 올해 들어 50승 13패를 기록하며 뛰어난 기력을 과시하고 있다.
이창호 9단은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만 무려 28회를 진출했으며, 17회 우승으로 역대 최다승 1위 기록을 가지고 있다. 14세에 제8기 바둑왕전에서 우승하면서 국내 최연소 종합기전 타이틀을 획득했다. 또한 16세에 제3기 동양증권배에 우승하면서 세계 최연소 세계 종합기전 우승을 기록하기도 했다. 41연승으로 최다연승, 13관왕으로 최다관왕 기록도 가지고 있으며, 1998년 모든 메이저 세계대회(후지쓰배·동양증권배·삼성화재배·LG배·춘란배) 결승에 진출한 기록도 있다.
별명은 석불(石佛). 어떤 상황에서도 표정 변화 없이 묵묵히 승리를 거두는 것이 마치 ‘돌부처 같다’고 해서 찬사로서 붙은 칭호다. 이창호 9단은 1일 열리는 레전드리그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역대 최다승 기록 경신에 도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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