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일-제환유 매치를 못이겼다··· 마무리 2군 내려간 첫 날 ‘대체 마무리’마저 무너진 KIA, 충격의 3연패

에이스 제임스 네일이 등판했고, 7이닝을 무실점으로 버텼다. 그런데 이기지 못했다. KIA가 충격의 3연패를 당했다. 타선이 침묵했고, 8회 악몽에 다시 발목이 잡혔다.

KIA가 17일 잠실 두산전 2-4로 패했다. 15, 16일 연이틀 끝내기 패배에 이어 이날 경기까지 내주면서 시리즈 스윕을 당했다.

KIA는 에이스 네일이 나왔다. 두산은 대체 선발 제환유로 맞섰다. 2020 KBO 신인 드래프트로 두산에 입단한 제환유는 이날 전까지 1군 경험이 단 3경기에 불과한 투수였다. 선발 등판은 이날이 처음이었다. 그간의 커리어와 이름값으로 볼 때 당연히 네일 쪽으로 무게 추가 많이 기우는 매치업이었다.

네일은 자기 역할을 다했다. 1회 2사 만루 위기를 삼진으로 빠져 나왔고, 이후 이렇다 할 위기 없이 두산 타선을 막아냈다. 7회 마지막 이닝에도 1사 후 김기연에게 안타를 맞고 대주자 도루로 득점권 위기에 몰렸지만 이유찬을 삼진, 정수빈을 3루수 땅볼로 처리하며 실점을 허용하지 않았다. 지난 5일 롯데전 6이닝 무실점, 12일 삼성전 7이닝 무실점에 이어 3경기 연속 무실점 호투.

그러나 KIA는 네일의 호투에도 웃지 못했다. 1군 선발 등판 처음인 제환유에게 꽁꽁 묶였다.

경기 시작은 나쁘지 않았다. 1회초 1사 후 박찬호가 볼넷을 골라냈고, 김선빈의 안타와 최형우의 희생플라이로 손쉽게 선제점을 올렸다. 나성범과 패트릭 위즈덤이 연속 볼넷을 골라내며 2사 만루 기회를 잡았다. 오선우가 2루 땅볼로 추가 득점에 실패한 게 아쉬웠지만, 얼마든지 점수를 올릴 수 있을 듯한 분위기였다.

2회부터 KIA 타선은 거짓말처럼 차게 식었다. 김선빈이 안타를 치고 나간 3회를 제외하고 2회와 4회, 5회 3이닝을 3자 범퇴로 마쳤다. 제환유는 이날 KIA를 상대로 5이닝 2안타 1실점 깔끔한 투구로 1군 첫 선발 등판을 마쳤다.

KIA는 두산 불펜을 상대로도 해법을 찾지 못했다. 8회초 2사 1·2루 기회를 잡았지만 나성범이 두산 고효준과 8구 풀카운트 접전 끝에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나며 달아나는 점수를 올리지 못했다. 네일의 무실점 투구에 힘입어 1-0 리드는 지켜나갔지만, 네일이 내려간 이후를 걱정할 수밖에 없는 분위기가 이어졌다.

8회말 결국 사달이 났다. 구원 등판한 이준영이 1사 1루에서 내려갔고, 전상현이 구원 등판했지만 양의지에게 좌익수 왼쪽으로 빠지는 2루타를 맞으며 순식간에 1사 2·3루 상황이 만들어졌다. KIA 벤치는 안재석을 자동고의4구로 내보내며 만루책을 썼지만 효과를 보지 못했다. 전날 끝내기 2루타를 친 김인태가 대타로 나왔고, 풀카운트에서 볼넷을 골라냈다. 승부가 원점으로 돌아갔다.

전상현은 후속 류현준을 삼진으로 잡아내며 역전 위기에서 한숨을 돌렸다. 이어진 2사 만루, 2루 주자 안재석이 다소 리드를 크게 잡고 있던 걸 틈타 KIA가 빠르게 움직였다. 유격수 박찬호가 빠르게 2루로 들어갔고, 전상현이 지체 없이 견제구를 뿌렸다. 확실한 아웃 타이밍이었고, 아웃 판정이 났다. 동점은 허용했어도, 역전은 막아낸 만큼 KIA가 다시 분위기를 가져올 수 있었다. 그러나 비디오 판독 끝에 세이프로 번복이 됐다. 워낙 찰나의 순간이었고, 박찬호의 태그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판정 번복 ‘불운’이 치명적인 결과로 이어졌다. 4구째 몸쪽 직구를 조수행이 받아쳤다. 우익수 앞 깨끗한 적시타에 두산 주자 2명이 빠르게 홈을 밟았다. 8회초까지 내내 앞서던 KIA가 경기 종반 한 이닝을 막지 못하고 결국 역전을 허용했다. KIA는 김태군의 송구 실책으로 1점을 더 내줬고, 9회초 김태군이 2사 후 홈런을 때렸지만 이미 뒤집힌 승부에 영향을 끼치지는 못했다.

KIA는 잠실 두산 3연전 모두 역전패를 당했다. 마무리 정해영이 이틀 연속 무너졌고, 그 정해영이 2군으로 내려간 이날 이범호 KIA 감독이 ‘대체 마무리’로 점찍은 전상현이 첫날부터 무너졌다. 3연패 타격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