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애틀의 맘다니’ 케이티 윌슨 시장 당선···16평 월세 사는 여성 민주사회주의자

2025-11-14

43세 정치 신인···‘주거비 문제 해결’ 공약

세입자 보호·최저임금 인상 운동 등 주도

시의회 선거도 진보 진영 후보들 대거 약진

미국 북서부의 대표적 도시 시애틀 시장으로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는 정치 신인 케이티 윌슨(43)이 당선됐다. 윌슨은 부유층에 대한 증세를 주장하며 주거비 해결을 주요 공약으로 걸었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는 브루스 해럴 시애틀 시장이 이날 시장 선거에서 패배했다는 사실을 인정했다고 보도했다. 해럴 시장은 이날 오후 시청에서 열린 패배 연설에서 윌슨 당선인에게 “기분 좋게 전화를 걸어 축하했다”고 말했다.

전면 우편투표로 진행되는 시애틀 시장 선거는 선거일 소인만 찍혀 있으면 늦게 도착한 투표도 인정되기 때문에 개표 결과가 다른 지역보다 늦게 확인된다. 초기 개표에서는 해럴 시장이 앞섰으나, 늦게 도착한 표들이 윌슨 당선인에게 쏠리면서 결국 역전승을 거뒀다.

윌슨 당선인은 선출직 경험이 없는 정치 신인으로, 지난 4일 뉴욕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조란 맘다니와 같이 ‘민주사회주의자’를 자처하며 진보적 공약을 내걸고 당선됐다.

윌슨 당선인은 대중교통 접근성 확대, 세입자 보호 강화, 부유층 대상 신규·인상 세원을 통한 주택 공급 확대 등을 추진해 온 ‘대중교통 이용자 연합’(Transit Riders Union)의 공동 설립자다. 올해 초까지만 해도 출마 의사가 전혀 없었던 그는 해럴 시장이 고소득자에게 신규 주택세를 부과하는 것에 반대하자 출마를 결심했다.

윌슨은 선거 운동의 초점을 주거비에 맞추고 ‘감당할 수 있는 삶’을 약속했다.

시내에 아마존 본사가 있고, 인근에 마이크로소프트(MS) 본사가 위치한 시애틀은 미국 내에서도 주거비용이 급등한 대표적인 도시 중 하나로 꼽힌다.

윌슨은 자본이득세를 도입해 주거비 재원을 마련하겠다는 공약과 함께 시애틀 인구의 56%를 차지하는 세입자를 위한 새로운 보호 장치를 만들겠다고 약속했다. 또 보편적 아동 보육과 대중교통 개선도 시정의 우선 과제로 삼겠다고 밝혔다.

윌슨은 당선이 확정된 직후 기자회견에서 경험 부족에 대한 우려를 인정하면서도 “배경이나 소득과 관계없이 존엄하게 살 권리가 있다”고 말했다.

윌슨은 남편, 두 살배기 딸과 함께 약 16평 규모의 아파트(원 베드룸)에 임차해 살고 있으며 차도 없다. NYT는 윌슨에 대해 “부모 세대만큼 삶을 누리기 위해 평생 고군분투해야 한다고 느끼는 밀레니얼·Z세대 유권자들의 대변자를 자임했다”며 “민주당 내부의 세대·이념 변화를 상징하는 새로운 얼굴”이라고 평가했다.

윌슨은 세입자 보호와 함께 최저임금을 높이는 운동을 주도했다. 특히 고액 연봉자의 급여에 0.75~2.5%의 세금을 추가로 물리는 입법 운동을 펼치기도 했다.

한편 시장 선거와 함께 치러진 시의회 선거에서도 진보 진영의 후보들이 민주당 중도파와 공화당 후보들을 압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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