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큰증권이 내년 본격 활성화를 앞두면서 증권사 경쟁도 점점 가열될 조짐이다.
토큰증권은 비트코인 등에 쓰인 '블록체인' 기술로 신뢰성을 강화한 새 전자증권인데, 미술품이나 음원 저작권 등 이색 자산의 일부에 돈을 넣고 지분 수익을 받는 '조각 투자'에 주로 쓰인다. 토큰증권을 합법화하는 법안은 현재 국회에 계류 중으로, 여야 간 이견이 없어 내년 통과될 공산이 크다. 법안이 통과되면 대형 증권사들이 대거 발행 중개와 유통(거래소) 사업에 뛰어들며 토큰증권의 주도권을 둘러싼 각축전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NH투자증권은 지난 10월 동남아 최대 대체자산 거래소인 '알타 익스체인지'의 회원 자격을 획득하고 토큰증권 노하우를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교보증권도 일본계 블록체인 금융사 SBI디지털마켓츠, 국내 기술 업체 '람다256'와 잇달아 STO 관련 업무협약을 맺었다. 대신증권은 작년 부동산 조각 투자사 '카사코리아'를 인수해 화제가 됐다.
토큰증권 법제화가 성사되면 STO 주관과 유통 플랫폼(거래소) 사업을 두고 증권사 간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한다. 특히 유통은 한국거래소(KRX)에 준하는 대표 플랫폼 위상을 차지하고자 기업 간 합종연횡이 벌어질 공산이 작지 않다. 금투업계 관계자는 "토큰증권 시장이 열리면 어디서 가장 수익이 많이 날 지가 가시화될 것이고 그때부터 경쟁에 불이 붙을 것"이라며 "증권사들이 연합해 토큰증권에 특화한 신규 플랫폼을 만드는 등의 다양한 시도가 나타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업계에서는 맨 먼저 보편화할 토큰증권으로 부동산 조각투자 상품을 꼽는 이들이 많다.
미술품과 저작권 등 자산은 가치 평가가 까다롭지만 부동산은 가치 산정과 거래 시기 예측이 비교적 쉽고, 실제 건물·토지를 토대로 하는 만큼 배당 안정성과 환금성 면에서 더 유리하다는 설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