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야구 대표팀은 13일 일본 나고야 반테린돔에서 열린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일본에 3-9로 졌다. 9회까지 투수 12명을 올렸지만 13안타를 맞았다. 전력 차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완패했다. 그러나 트래비스 바자냐(22)만큼은 메이저리그(MLB) ‘전체 1픽’의 가치를 성인 대표팀 데뷔전부터 확실하게 증명했다.
바자냐는 2루수 1번 타자로 선발 출장해 4타수 2안타를 때렸다. 호주에서 유일하게 멀티 히트를 쳤다. 올해 요미우리에서 8승 5패 평균자책점 2.76을 기록한 일본 좌완 선발 이노우에 하루토에게만 2안타다. 1회 첫 타석부터 풀카운트 승부 끝에 중전 안타를 때렸다. 다소 먹힌 타구였지만 힘으로 이겨냈다. 6회 3번째 타석에선 깔끔하게 우전 안타를 때렸다. 날카로운 라인드라이브 타구였다. 후속 릭슨 윙그로프의 홈런으로 홈까지 밟았다.
바자냐는 MLB 신인 드래프트 전체 1순위 지명을 받은 최초의 호주 야구 선수다. 지난 7월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의 지명을 받았다. 미국 대학리그에서 3년간 뛰면서 184경기에서 타율 0.360에 45홈런을 기록했다.
바자냐는 일찌감치 호주 국가대표 선수로 꿈을 키웠다. 2019년 부산에서 열린 18세 이하 야구 월드컵 대표팀에서 뛰던 당시 그는 휴대전화에 2026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호주 대표팀 예상 라인업을 적었다. 그러면서 자기 이름을 1번 타자 2루수 자리에 넣었다. 이번 프리미어12 일본전으로 성인 대표팀에 데뷔했으니, 2년 앞서 목표를 이룬 셈이다.
바자냐는 입단과 동시에 유망주 랭킹 팀내 1위, MLB 전체 12위에 올랐다. 1m82, 90㎏의 신체조건으로 키는 크지 않지만 체구가 다부지다. MLB닷컴 스카우팅리포트에 따르면 스윙 스피드가 워낙 빨라 언제든지 장타를 때릴 수 있고, 좌타자이지만 좌·우완을 가리지 않는다. 발도 빨라서 평균 이상의 주자로 평가받는다.
바자냐는 MLB닷컴 인터뷰에서 “2안타는 좋지만, 우리 플레이가 실망스러웠기 때문에 큰 의미는 없다”고 담담하게 소감을 밝혔다. 그러면서 “두 타석은 계획대로 잘했지만, 다른 두 타석에서는 공 2개를 놓쳤다”고 했다. 바자냐는 이어 “오늘 밤 우리가 못한 부분은 배워야 하고, 다음 경기로 가져가지 말아야 한다. 자신감을 가지고, 옆에 있는 동료 선수를 믿고, 승리에 대한 기대를 떨어뜨리지 않아야 한다”고 남은 경기 각오를 다졌다.
호주는 조별예선 한국의 마지막 상대다. 오는 18일 대만 티엔무 구장에서 경기가 열린다. 한국은 첫 경기 대만전을 패했다. 남은 모든 경기를 이긴다는 각오로 나서야 슈퍼라운드 진출을 노려볼 수 있다. 호주전도 마찬가지다. 바자냐가 경계대상 1호로 새삼 떠올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