홀짝보다 복잡한 투피치···김서현이 ‘좋은 날도 나쁜 날도’ 한화 9회 불패를 지키는 힘

2025-06-29

구위에 구력 붙은 새 마무리

페이스 떨어진 날도 해피엔딩

힘에 세기 생기며 성장세 뚜렷

팀은 7회 이후 리드 경기 불패

한화 마무리 김서현은 포심패스트볼과 슬라이더, 체인지업까지 3가지 구종을 던진다. 그러나 비율로 보자면 ‘투피치’에 가깝다. 김서현은 올시즌 58.4%의 비율로 포심을 쓰면서 35.2%의 슬라이더를 곁들였다. 여기에 6% 남짓의 체인지업을 섞는다.

김서현을 마주하는 타자라면 ‘두 구종’만 그려놓고 타이밍을 잡는 것이 어쩌면 정답일 수 있다. 그러나 포심과 슬라이더 모두 구속과 움직임이 좋아 올해 김서현의 공은 알고도 정타를 만들지 못하는 경우가 많았다.

김서현은 시즌 초반 마무리로 전격 보직이 승격된 뒤로 구위로 상대를 압도했다. 지난 4월까지만 해도 17경기 평균자책 0.57에 WHIP(이닝당 출루허용률)이 0.83에 불과했다. 그러나 5월 이후 세부지표는 조금씩 나빠졌다. 5월 한달간 12경기에서 WHIP가 1.26이었고, 6월 들어서는 지난 28일 현재 WHIP가 1.45로 조금 더 후진했다. 등판할 때마다 긴장감이 커지는 장면이 늘었다. 풀타임 마무리 첫 시즌인 김서현의 스태미너 때문일 수 있고, 상대팀 분석 때문일 수도 있었다.

그런데 6월의 김서현도 ‘엔딩’은 같다. 어떤 식으로든 ‘승리’를 지킨다. 구위를 무기로 한화 붙박이 마무리로 도약한 뒤로 짧은 시간에 계산된 수싸움의 ‘구력’을 얹어가는 흐름이다.

김서현은 지난 28일 문학 SSG전에서 5-2이던 9회 마운드에 올라 1사 만루의 위기까지 몰렸다. 투구수가 28개까지 늘어난 가운데 포심 16개에 슬라이더 12개로 ‘투피치’를 벗어난 구종 구사는 없었다.

이를테면 ‘홀짝’과 같은 승부. 그러나 김서현은 ‘홀짝’보다 복잡한 방식으로 두 구종을 배합한다. 이날 SSG전처럼 구위와 제구 모두 최고치가 아닐 때는 조금 더 ‘심오한’ 접근을 하는 듯 보인다.

김서현은 기본적으로 우타자를 상대로는 슬라이더, 좌타자를 상대로는 포심 구사율이 높다. 때로는 집요할 정도의 ‘원피치’로 한 타자를 상대하기도 한다. 이날 SSG전에서도 9회 첫 타자로 나온 왼손타자 한유섬을 상대로는 포심패스트볼만 6개를 연이어 던졌다. 우전안타로 결과는 나빴지만 김서현의 이런 성향은 결정적 순간의 ‘홀짝 승부’를 훨씬 더 혼란스럽게 하고 있다. 1사 만루에서 우타자 오태곤을 만나서는 슬라이더 2개로 볼카운트 0-2를 만든 뒤 3구째 154㎞째 패스트볼로 파울이 나오자 다시 132㎞ 슬라이더로 헛스윙 삼진을 끌어냈다. 빠른 공 하나에 타자로서는 두 구종을 놓고 예측이 더욱 어려워진 데다 히팅포인트를 조금 더 앞쪽으로 가져가야 했다. 20㎞ 이상 구속이 떨어진 슬라이더에 오태곤이 타이밍을 완전히 빼앗긴 이유였다. 김서현은 다음 우타자 조형우를 만나서는 포심 2개로 3루수 땅볼 처리했다.

김서현의 슬라이더가 포크볼로 종으로 가라앉는 궤적인 것도 ‘직구와 슬라이더’ 주력의 다른 투수와는 차별화된다. 김서현은 최근 슬라이더 그립 등을 묻는 질문에 “스위퍼(횡으로 움직이는 슬라이더) 그립으로 슬라이더를 던진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립과 궤적인 일치하지 않는 셈인데. 김서현만의 독특한 슬라이더가 완성되고 있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한화는 올시즌 7회까지 앞선 경기에서 승률 10할(37승1무)의 무패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김서현은 1승1패 1홀드 20세이브에 평균자책 1.42를 찍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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