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문수·한덕수 7일 단일화 논의
역대 대선, 여론조사·담판으로 후보 결정
노무현·정몽준, 여론조사 방식 성공 사례
‘DJP 연합’ 담판 통한 단일화로 정권교체
국민의힘 김문수 대선 후보와 무소속 한덕수 후보가 7일 오후 6시 만나 단일화를 논의한다. 두 후보는 서로의 단일화 의지를 확인한 후 언제, 어떻게 할지 등 방식을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벌일 것으로 예상된다.

한덕수 캠프 이정현 대변인은 이날 언론 브리핑에서 두 후보의 회동과 관련해 “두 후보가 나눌 대화에 대해 뭐라 이야기할 수는 없다”면서도 “일반적으로 추측한다면 단일화 방식을 논의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두 후보가 택할 단일화 방식은 크게 여론조사와 담판 두 가지로 압축된다. 역대 대선을 보면 우선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는 2002년 16대 대선 당시 새천년민주당 노무현 후보와 국민통합21의 정몽준 후보 사례가 있다.
당시 노 후보는 정 후보 측이 요구한 여론조사를 통한 단일화 방식을 받아들였다. 여론조사에서 열세였던 노 후보는 예상을 깨고 46.8%대 42.2%로 정 후보에 승리했다. 단일화 이후 노 후보의 지지율은 상승세를 보였고, 결국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비록 정 후보가 대선 전날 노 후보에 대한 지지를 철회하는 사태가 있었으나 성공한 단일화 사례로 꼽힌다.

이외에는 모두 후보 간 담판을 통해 단일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과정과 형태, 결과는 달랐다.
1997년 15대 대선 한 달을 앞두고 새정치국민회의 김대중(DJ) 후보와 자유민주연합 김종필(JP) 전 의원이 담판을 통해 단일화에 성공했다. ‘DJP 연합’으로 불리는 두 사람의 단일화는 초대 국무총리를 김 전 의원이 맡고, 내각제 개헌, 국무총리의 경제부처 장관 임명권, 수도권 광역자치단체장 중 한 명을 자민련 소속으로 하는 등 조건에 합의하며 성사됐다. 단일화에 성공한 김 후보는 한나라당 이회창 후보를 1.53%포인트 차로 꺾고 대통령에 당선됐다.
2012년 18대 대선에선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단일화가 이뤄졌다. 당시에도 두 후보는 단일화 방식을 놓고 문 후보는 국민경선, 안 후보는 여론조사를 주장하며 협상이 파행을 거듭했다. 협상 중단까지 선언했던 안 후보가 이후 후보를 사퇴하며 단일화가 완성됐다. 그러나 협상 과정에서 보인 갈등과 지지층 이탈로 단일화 효과는 크지 않았고, 결국 문 후보는 새누리당 박근혜 후보의 벽을 넘지 못했다.

2022년 20대 대선에선 보수와 진보 진영 모두에서 담판을 통한 단일화가 이뤄졌다.
국민의힘 윤석열 후보와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가 담판 끝에 단일화에 성공했다. 이때도 안 후보는 여론조사 방식을 제안했으나 윤 후보는 담판론을 고수했다. 안 후보가 단일화 협상 결렬을 공식 선언하는 등 진통을 거친 끝에 선거 6일 전 두 후보는 극적으로 단일화에 이르렀다. 그러나 투표용지 인쇄가 완료된 이후 합의된 단일화여서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분석이 나왔다. 두 사람의 단일화 하루 전엔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후보와 새로운물결 김동연 후보가 단일화에 성공했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정치 지형과 후보 역량이 다 다르기 때문에 여론조사나 담판 중 어떤 방식의 단일화가 더 좋다고는 할 수 없다”면서 “지금 상황에선 김 후보와 한 후보가 싸우지 않고 깔끔하게 담판을 짓는 게 보수진영에선 나은 그림”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본선 경쟁력이 약한 김 후보 입장에서도 한 후보와 여론조사보다는 담판을 통해 단일화 협상을 하는 것이 조금이라도 유리한 선택일 것”이라고 부연했다.
구윤모 기자 iamkym@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