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주생명과학고 3학년 김지찬 선수가 세계 무대에서 한국 인라인 스피드의 역사를 새롭게 썼다.
김지찬은 지난 13일 중국 베이다이허에서 열린 2025 세계스피드선수권대회 트랙 주니어 남자 듀얼 타임트라이얼 200m 결승에서 18초045의 기록으로 우승, 대한민국 선수로는 7년 만에 개인 종목 금메달을 안겼다.
김지찬은 고등학교 1학년이던 2023년 처음 국가대표로 선발됐다. 첫 세계선수권에서는 10위, 지난해는 9위에 머물며 좌절을 겪었지만, 올해 주니어 마지막 무대에서 끝내 정상에 올라섰다. 예선에서는 긴장 속에 5위로 간신히 결승에 올랐지만, 결승전에서는 흔들림 없는 레이스로 대만과 이탈리아 선수를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기세를 이어 출전한 500m+D 종목에서는 이탈리아의 강자 크리스티안 스카셀라티와 치열한 접전을 벌였으나 불과 0.023초 차로 밀려 은메달을 획득했다. 아쉽게 2관왕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세계 정상급 기량을 확인한 경기였다.
김지찬의 출발선은 생활체육이었다. 전주시설관리공단 전주인라인경기장에서 취미로 인라인을 타기 시작한 그는 2020년 전주중학교 진학과 동시에 엘리트 선수로 전향하며 기량을 빠르게 끌어올렸다. 이후 꾸준한 성장 끝에 2023년 주니어 국가대표에 이름을 올렸고, 아시아선수권에서 금메달을 따내며 가능성을 입증했다. 이번 세계선수권 금메달은 그의 성장 서사의 완성판이라 할 만하다.

정영택 전북롤러스포츠연맹 회장은 “생활체육에서 출발해 세계 무대 정상에 선 김지찬 선수의 여정은 전북 체육의 자랑”이라며 “귀국 후 전국체전에서도 좋은 성적을 내도록 든든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김지찬을 포함한 대한민국 인라인 스피드 국가대표팀은 이 대회에서 금메달 2개와 은메달 2개를 따내며 국제무대에서 저력을 과시했다. 충북의 강병호(서원고2)가 주니어 남자 제외 10,000m에서 금메달을, 권세진(단성중3)이 주니어 여자 포인트 5,000m에서 은메달을 따내며 투혼을 발휘했다. 선수단이 좋은 성적을 거둔 배경엔 대한롤러스포츠연맹(회장 김경석)이 대표팀의 경기력 향상과 동기부여를 위해 조기 현지 파견과 메달별 포상금 제도를 시행한 점이 꼽힌다.
김미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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