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 엘리에이저 에르난데스(31)가 새 시즌 ‘우승 청부사’로 활약하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
에르난데스는 17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NC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5.2이닝을 실점 없이 막았다. 피안타 2개, 4사구 1개, 탈삼진 7개였다. 에르난데스의 호투에 힘입어 LG는 이날 경기에서 3-0으로 이겼다.
지난해 여름 LG에 들어온 에르난데스는 강력한 구위를 자랑하며 팀의 가을야구 진출에 힘을 보탰다. 그는 KT와의 준플레이오프, 삼성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중간계투와 마무리 투수를 오가며 6경기 동안 실점 없이 이닝을 틀어막았다.
파란만장했던 지난 시즌을 거치며 KBO리그 적응을 마친 에르난데스는 풀 타임 선발로서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경기 후 “오늘 모든 이닝에서 타자를 압도하는 피칭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서 굉장히 만족스럽다”라며 “포수 박동원 선수와 계속해서 잘 맞춰나가고 있는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에르난데스는 이날 직구 34개, 커브 6개, 슬라이더 29개, 체인지업 9개로 총 78개의 공을 던졌다. 최고 구속은 148㎞였다. 그는 “오늘은 날씨가 추웠기 때문에 구속에 중점을 두려고 하지는 않았다”라며 “구속은 시즌이 개막하면 더 올라갈 거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아찔한 상황이 있었다. 3회 NC 박민우가 에르난데스의 투구에 헬멧을 맞고 쓰러졌다. 에르난데스는 곧바로 모자를 벗고 박민우에게 사과했다. 박민우는 바로 병원으로 이동해 검사를 받았다. 다행히 CT 촬영 결과 별다른 특이사항은 발견되지 않았다.
에르난데스는 “일부러 헤드샷을 맞춘 게 아니다. 박민우 선수에게 정말 미안하다고 말해주고 싶다”라며 “아직도 계속 불편한 마음이 든다”라고 말했다. 그는 “제가 실수한 부분에 대해 굉장히 죄송스럽다”라고 재차 강조했다.
지난 시즌 중반에 합류한 에르난데스는 올해 KBO리그에서 처음 개막전을 맞이한다. 그는 “이번 시즌 LG는 우승을 목표로 하기 때문에 큰 기대를 안고 시즌을 시작한다”라며 “빨리 경기장에서 팬분들을 만났으면 좋겠다”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에르난데스는 “작년 가을에 맡았던 불펜 보직과 이번 시즌 선발 보직은 그 내용이 정말 다르기 때문에 목표도 다르다”라며 “불펜으로 나왔을 땐 최대한 빨리 타자들을 아웃시키는 게 목표지만 선발로서는 많은 이닝을 치러야 한다. 마운드에서 타자들을 압도할 수 있는 투구를 하겠다”라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