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초 8월 말께 완화될 거라고 봤던 코로나19 유행세가 이달까지 이어질 전망이다. 다음 달 초엔 추석 연휴가 기다리고 있어 환자 증가 양상이 더 길어질 가능성도 크다. 유행 장기화엔 대면 접촉이 많아지는 학교 개학, 방역의식 약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올해 35주차(지난달 24~30일) 병원급 221곳에 입원한 코로나19 환자 수(표본감시)는 399명이다. 입원 환자는 지난 26주차(6월 22~28일) 63명 이후 9주 연속 증가세다. 코로나19 바이러스 검출률은 35주차 37.7%로 전주 대비 5.1%포인트 올랐다. 하수 감시에서의 바이러스 농도도 26주차부터 꾸준히 우상향하고 있다.
앞서 질병청은 환자 증가세 둔화 등을 고려할 때 8월 중으로 유행이 꺾일 것으로 예측했다. 유행 곡선이 '피크'를 찍고 점차 내려갈 거라고 본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 기세는 주춤해지지 않았고, 지난주 들어 "9월까지는 유행이 지속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수정했다.
이런 전망 변화엔 학교 개학 등에 따른 환자 증가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추정된다. 무더위가 이어지면서 마스크 착용 등 개인 방역이 주춤한 것도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질병청 관계자는 "최근 데이터를 새로 분석해보니 예상과 달리 유행이 이달까지 이어질 것으로 나왔다. 지역사회 감염원도 늘어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환자 상승 속도는 이전보다 완만해져 우려할 수준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35주차 입원환자 수는 올 들어 최고치지만, 지난해 유행 정점(33주차 1441명)보다는 훨씬 낮은 편이다.
앞으로 남은 고비는 추석 연휴다. 귀성·귀경에 따른 대규모 이동, 해외여행이 집중되면서 바이러스 전파에 유리한 환경이 형성되기 때문이다.
엄중식 가천대 길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표본감시에 잡히지 않는 지역사회 내 환자가 매우 많은 상황이라 언제, 얼마나 정점을 찍을지 예측하기 매우 어렵다"면서 "인구 이동 많은 추석이 다가오면서 우려가 크다. 특히 해외 여행객을 통해 외국에서 유행하는 바이러스 변이가 국내에 새로 유입되면 유행이 길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가 장기간 퍼질 경우, 고령 노인·면역저하자 등이 고위험군으로 꼽힌다. 올해 누적 입원환자(35주차 기준)를 연령별로 보면 65세 이상 노인이 60.6%를 차지했다. 반면 19~49세는 10.1%에 그쳤다. 이 때문에 고위험군은 마스크 착용·실내 환기 등 감염 예방 수칙을 지키고, 다음 달 15일부터 순차적으로 이뤄지는 무료 예방접종을 받는 게 중요하다.
엄중식 교수는 "병원에 입원하는 노인 환자를 보면 대부분 2~3년간 백신 접종을 하지 않았다. 반면 최근 1년 이내에 백신을 맞았다면 앓더라도 가볍게 넘어가는 편"이라면서 "예방접종을 하지 않은 고령자는 올해 꼭 하는 게 좋다"고 말했다. 질병청 관계자는 "고위험군은 밀폐된 실내에 많은 사람이 모이는 행사에 참여하는 걸 자제하고, 환기 등을 주기적으로 해주는 게 좋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