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플랫폼톡]스타트업이 바라는 정부의 역할

2025-01-01

스타트업은 세상에 필요하나 존재하지 않았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한다. 하지만 과거에 존재하지 않았던 영역을 개척하는 혁신은 필연적으로 시장의 성숙도 문제나 제도적 장벽을 맞닥뜨리게 된다. 새롭게 형성 중인 시장에 참여하는 스타트업은 제품-시장 최적화(Product Market Fit)를 통해 고객에게 가치를 줄 수 있는 서비스를 개발하고, 시장 진출 최적화(Go-to Market Fit) 전략을 찾아 성장성을 확보하는 험난한 과정을 거쳐야 살아남을 수 있다. 이미 충분히 고단한 이 여정에 제도적 문제까지 더해질 경우 사업 성공 확률은 현저히 낮아질 수 있다.

이러한 문제를 스타트업 혼자 해결하기는 어렵다. 이때 필요한 정부의 역할은 과도한 규제를 풀거나 제도가 미비한 부분을 개선하고, 시장 형성을 위한 각종 지원을 통해 스타트업 생태계를 활성화하고 혁신을 가속화하는 것일 것이다.

메이사의 서비스도 정부의 규제 및 제도의 영향을 받고 있다. 메이사의 드론 기반 모니터링 서비스는 건설 현장이나 골프장을 대상으로 현장의 시계열 변화를 한눈에 파악하거나 측량을 손쉽게 할 수 있도록 하는 등 고객에게 새로운 가치를 제공하고 있다. 드론 서비스 시장의 초기 단계에는 각종 규제 때문에 현장 적용에 난항을 겪었다. 드론 비행 신고와 촬영 신고의 관할 부서가 달라 이중으로 신고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군부대 및 공항 주변과 같은 비행 금지 구역의 경우 별도의 허가가 필요했는데, 사업 초기인 2017년도엔 관련 지침이 보급되지 않아 허가를 받기 어려웠다.

현재는 비행 및 촬영 신고가 원스톱으로 통합되고 관련 제도가 안착해 과거 대비 수월하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자율 비행 드론이 기술적으로는 보급됐음에도 조종사가 드론을 보고 있는 상황에서만 비행이 가능하다는 규제는 서비스 보급률을 높이기 위해 넘어야 할 또 다른 숙제로 남아있다. 또, 드론 영상 기반 측량 기술을 통해 지상 측량 대비 높은 정확도의 측량 정보를 제공할 수 있음에도 제도적으로 지상 측량 결과만을 인정하는 영역이 존재한다. 정부의 지속적인 노력을 통해 이러한 제도적 장애물들이 허물어진다면 드론 활용 서비스는 지금보다 더욱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다.

메이사의 신사업 영역인 뉴스페이스 시장은 민간 주도의 저비용 발사체 개발 등 우주 산업 주체가 민간으로 이동하는 패러다임 시프트로 인해 생겨났다. 글로벌 관점에서도 매년 크게 성장하고 있는 시장이지만, 몇 년 전 까지 전 세계 대부분 우주 산업 개발이 정부 주도로 이루어졌기 때문에 아직까지 시장의 성숙을 위해 정부의 적극적 지원이 필요한 신흥 시장이다.

민간 우주 산업에 대한 관심도는 전 세계적으로 높아 각국에서 앞다퉈 지원을 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 대부분의 지원은 발사체 등 제조업이나 지상국 건설 등 인프라 구축에 집중돼 있어 소프트웨어(SW) 기반의 서비스 산업은 지원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국경이 무의미한 우주 공간에 있는 인공위성을 활용해 제공하는 서비스의 특성상 위성 활용 서비스의 경쟁도 국경을 가리지 않을 것이다. 모든 하드웨어 개발과 인프라 구축이 완료된 뒤에 그제야 위성 활용 서비스 시장을 발굴하고 활성화시키고자 한다면 전 세계의 다른 경쟁자들과의 벌어진 격차를 따라잡기 어려울 수 있다. 제조와 서비스 각 영역에 대한 정부의 관심과 지원이 병렬적으로 이루어진다면 뉴스페이스 시대 국내 스타트업의 역량이 다각화되고 국제적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 것이다.

김동영 메이사 대표이사 dykim@meissapla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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