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경영 결산] ‘쌀’ 가장 큰 근심거리…“과감한 정부정책 서둘러야”

2024-07-06

“조합장들이 여러 농업 현안을 푸는 데 머리를 써야 하는데, 쌀 문제 하나로 고통을 겪고 있다.”(6월5일, 전남 A농협 조합장)

“쌀 재고 문제가 농협들이 3000억원 적자를 봤던 2년 전과 똑같이 가고 있다. 대책이 더 늦어지면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꼴이 된다.”(6월10일, 충남 B농협 조합장)

“정부가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인 쌀 5만t을 격리하겠다고 발표한 뒤로 당장 올해 결산을 걱정하고 있다.”(7월2일, 경북 C농협 조합장)

6월5일부터 7월3일까지 9회에 걸쳐 진행한 ‘2024 농협중앙회 지역별 현장경영’에서 일선 농·축협 조합장들의 관심과 우려는 무엇보다 ‘쌀’에 집중됐다. 쌀 생산 비중이 높은 지역의 조합장들은 쌀 재고 문제의 심각성을 전하며 과감한 정부 대책을 촉구했다. 이번 현장경영 기간에 정부의 쌀 5만t 시장격리 발표가 나왔지만 큰 효과를 못 내며 이후 현장경영에서도 조합장들의 불안과 우려는 사그라들지 않는 분위기다.

농협중앙회는 이번 현장경영에서 조합장 100여명이 약 200건의 건의사항을 제출했다고 밝혔다. 강 회장 주재로 열린 ‘조합장과의 대화’에선 조합장 96명이 마이크를 들고 농업 현장의 실정을 전했다. 일부 지역에선 예정된 시간을 훌쩍 넘겨 질의가 이어졌고, 몇몇 조합장들은 “열번 손을 들어 발언 기회를 잡았다”고 할 정도로 열기가 높았다. 강 회장은 실무진에게 가급적 마이크를 넘기지 않고 직접 답하거나 토론하며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은 즉시 이행하고, 현실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솔직하게 말씀드리겠다”고 했다.

농작물재해보험에 대한 건의도 많았다. 특히 올초 ‘일조량 부족’으로 농작물 재배에 어려움을 겪은 농가들이 많았으나 제한된 보장 범위와 깐깐한 손해사정 기준 탓에 보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견이 여러 지역에서 나왔다. 지역별로 ▲사과 탄저병 보험 적용 검토(충북) ▲고추 재해보험 손해사정 방식 현실화(전북) ▲사과 재해보험 보상 표준단가 상향(경북) ▲단감 재해보험 보장 확대(울산) 등이 제시됐다.

농약·유류 가격 계통공급 인하, 도농상생공동사업 확대, 농협자산관리 부실 채권 매입 확대 등도 각 지역에서 공통적으로 나온 건의사항이다.

축협 조합장들은 소값 하락 문제에 대해 농협중앙회에 관심을 촉구하며, 국산 쇠고기 소비 촉진 활동과 사료값 인하를 주문했다.

서울·부산·대구 등 도시농협 조합장들은 농협 자산규모를 고려한 대출 한도 확대, 방카슈랑스 규제 완화 등에 농협중앙회의 역할을 기대했다.

농지 가격 현실화를 위한 ‘농지법’ 개정, 농·축협 직원 채용 방식의 변경 등 명확한 결론은 못 냈지만 지속적인 논의의 필요성을 상기시킨 주제들도 여럿 나왔다.

한편 강 회장은 충남·전남·경북·경남 현장경영에 앞서 도지사들과 면담을 하고, 지방 소멸과 농업 위기 극복을 위한 긴밀한 협력방안을 논의했다.

김해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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