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민정의 커버 스피치] 이병헌처럼 멋진 중저음 목소리 만드는 방법

2024-09-14

안녕하세요. 커버스피치입니다. 중저음 보이스를 가진 목소리 좋은 분들에게는 몸속 저 깊은 곳에서 나는 풍성한 느낌이 있죠. 특히 이병헌 씨는 남녀 불문 선망의 대상입니다. 그의 내레이션을 잠시 들어볼까요?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아~ 참 멋스러운 음색이지요. 그런데 이런 매력적인 목소리를 갖기 위해서는 반드시 복식호흡을 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셨나요? 물론 개인차가 있어서 음성의 높낮이엔 차이가 있겠지만 나만의 음색을 발견한다는 건 참 괜찮은 일이죠. 여러분도 한번 해보시겠습니까?

복식호흡은 한마디로 ‘입으로 숨 쉬고 배로 말하는’ 겁니다. 언뜻 이해가 어렵지요? 제가 지금부터 알기 쉽도록 자세히 설명해 드릴게요. 복식호흡을 잘할 수 있는 중요 포인트는 바로 이겁니다. ‘코가 아닌 입으로 숨 쉬며, 이 호흡을 최대한 활용하라.’

아나운서들이 뉴스 리딩하는 걸 잘 보세요. 멘트 중에 절대 입을 다물지 않아요. 입으로 숨을 쉬는 거죠. 조수빈 아나운서 영상을 자세히 보세요.

“(숨) 텅 비었습니다. 광화문 네거리도 해수욕장도 야구장도 이렇게 텅 비었습니다.(숨)”

어때요? 적당히 벌어진 입으로, 멘트를 시작하기 전에 숨을 충분히 들이마시고 조금씩 나누어 뱉으면서 말하고 있죠. 그래서 복식호흡을 ‘배로 말한다’라고 하는 겁니다.

들이마신 숨으로 한 문장을 최대한 읽어내는 거죠. 복식호흡을 하지 않고서는, 절대 긴 문장을 안정감 있게 전달할 수가 없습니다. 그래서 복식호흡을 적용하여 말하면 배가 점점 쪼그라드는 걸 느낄 수 있습니다. 영상 하나 더 볼까요?

“(숨) 코로나19가 오늘 대한민국을 마비시켰지만 저는 이 텅빈 풍경에서 두려움 너머 존재하는 시민의식을 봅니다.(숨)”

10초 정도 분량의 멘트를 시작하기 전 깊은숨을 들이마신 후 한 호흡에 말하고 있죠. 그리고 문장이 끝나고 숨을 다시 들이마십니다. 복식호흡의 정석을 보여주고 있죠. 이 호흡을 따라 이번엔 제가 한번 해보겠습니다.

(숨) 코로나19가 오늘 대한민국을 마비시켰지만 저는 이 텅 빈 풍경 속에서 두려움 너머 존재하는 시민의식을 봅니다.(숨)

자 그럼 이번엔 여러분과 함께 복식호흡 실전에 들어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복식호흡을 처음 경험하시는 분이라면 이렇게 상상해 보세요.

(숨) 숨을 한껏 들이마시면서 배를 풍선처럼 크게 부풀렸다가

아~~ 소리와 함께 풍선이 꽉 쪼그라드는 것처럼 끝까지 뱉어내는 거예요. (숨)

제가 방금 복식호흡 하면서 설명했거든요? 이 긴 문장을 한 호흡에 소화한 겁니다.

여기서 주의할 점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 아~~ 소리를 내면서 ‘본인이 낼 수 있는 편안한 음역대 중에서 가장 낮은 음’을 찾는 겁니다. 중저음이 대세라고 해서 무조건 낮은 음을 선택하는 건 어리석은 선택입니다. ‘본인이 낼 수 있는 편안한 음역대 중에서 가장 낮은 음을 선택하는 것’, 이게 핵심입니다. 소리내기에 편안해야 자연스러운 자기 음성으로 자리 잡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 아~~ 소리는 큰 소리로 10초 이상 뱉어내야 합니다. 몸을 웅크리고 작은 목소리로 하는 건 아무리 길게 뱉어내더라도 효과가 없습니다. 큰 목소리로 자신 있게 소리 내세요. 호흡 훈련 초기에 많은 수강생이 숨을 충분히 뱉어내지 않았는데 중단해버리는 분이 계시는데요, 그러지 말고 풍선을 쥐어짜듯이 끝까지 숨을 짜내세요. 이 훈련을 계속하다 보면 평상시 말하기 호흡에 여유가 생겨서 매우 유용합니다.

자, 이 두 가지 주의사항을 숙지하셨다면 지금부터 제 호흡을 섀도잉해 보시기 바랍니다. 시작하기 전에 숨을 크게 들이마시고 끝까지 소리 내겠습니다.

(숨) 아~~~~~~~~~~~ (숨)

이렇게 하잖아요? 배 근육이 등 근육에 들러붙는 느낌이 납니다. 이 정도로 길게 숨 연습을 해서 자기 호흡 패턴을 만들어놓으면 긴 문장을 이야기할 때도 호흡이 달리는 문제 없이 충분히 대화할 수가 있게 됩니다.

어떠세요. 복식호흡에 대해 좀 감이 오셨나요? 이런 수업은 아무래도 글보단 영상이 더 쉽게 와닿으시겠죠. 그래서 영상으로도 준비했습니다. 아래 큐알코드를 클릭하시면 바로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자, 그럼 한층 풍성해진 호흡으로 이병헌의 내레이션을 커버하며 이 시간 마치겠습니다.

“(숨) 어느 맑은 봄날 바람에 이리저리 휘날리는 나뭇가지를 바라보며 제자가 물었다. (숨) 스승님 저것은 나뭇가지가 움직이는 겁니까 바람이 움직이는 겁니까. (숨) 스승은 제자가 바라보는 곳은 보지도 않은 채 웃으며 말했다. (숨) 무릇 움직이는 것은 나뭇가지도 아니며 바람도 아니며 네 마음뿐이다.(숨) 커버스피치였습니다.”

경민정 스피치 칼럼니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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