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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년일보 】 메리츠화재로 인수가 추진 중인 MG손해보험(이하 MG손보)에 대한 법정관리체제가 사실상 금융감독원(이하 금감원)에서 예금보험공사(이하 예보)로 전환됐다. 최근 금융위원회(이하 금융위)는 MG손보의 실사 등 매각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예보와 협의해 기존 금감원 출신의 법정 대표관리인을 경질(?)하고, 예보 출신으로 전격 교체했다.
일각에서는 기존 법정 대표관리인의 갑작스러운 교체 배경을 두고 금융위와 예보가 메리츠화재의 실사 과정에서 MG손보 노동조합(이하 노조)이 강력 반발하고 있는 가운데 법정 대표관리인마저 실사 진행에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해 왔다는 점이 주된 원인으로 풀이하고 있다.
그 동안 매각작업에 감사담당 관리관을 파견해오던 예보가 MG손보의 운영 전반에 대한 주도권을 쥐게되면서 향후 실사 등 인수작업이 탄력을 받게 될 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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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 윤진호 대표 "전격교체" 후임에 안병율 전 예보 조사기획부장 선임...예보출신은 최초 "이례적"
27일 금융당국 및 보험업계 등에 따르면 MG손보는 최근 임시이사회를 열고 기존 금감원 출신의 법정 대표관리인 윤진호 대표를 전격 경질하고, 후임 대표관리인에 안병율 전 예보 조사기획부장을 선임했다. 안 전 부장은 지난달 예보가 MG손보의 감사 담당 관리인으로 파견한 인물로, 불과 한달만에 운영 총괄을 맡게 됐다.
보험업계 및 금융당국 일각에서는 그동안의 관행을 깨고 MG손보의 법정 대표관리인에 금감원 출신이 아닌 예보 출신을 선임한 첫 사례로, 매우 이례적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현재 지지부진한 MG손보의 매각 작업에 속도를 높이겠다는 금융위와 예보의 적극적인 의중이 반영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의 한 관계자는 "MG손보는 과거 국제화재와 그린손해보험이 전신으로, 회사가 매각이 될때마다 법정 대표관리인은 금감원 출신들이 맡아왔다"면서 "즉 법정 대표관리인을 금감원이 추천하고 금융위가 수용, 지명해온 것이 관행이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관행을 깨고 이례적으로 예보 출신을 법정 대표관리인에 선임한 배경을 두고 직전 금감원 출신의 대표관리인이 매각작업에 소극적으로 대처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뿐만 아니라 MG손보의 기존 금감원 출신 3명과 예보 출신 1명으로 구성된 파견 관리인 체제도 금감원과 예보 출신이 각각 2명씩 맡는 등 예보의 권한도 확대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기존의 경우 금감원 출신인 윤진호 대표가 운영 총괄을, 김상기 이사가 경영기획을, 김진홍 이사가 자산운용 등 3부문을 맡아온 반면 예보는 감사담당 관리인직만 맡아왔다"면서 "그러나 윤진호 대표가 물러나고 예보 출신인 안병율 기존 감사담당 관리인이 후임에 선임되면서 후임 감사담당 관리인에 경영기획을 담당했던 김상기 이사가 이동하고, 김 이사의 후임에는 예보의 파산재단에 파견돼 있던 김효근 전 예보 채권관리부 팀장이 새로 합류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매각 작업이 지지부진하자 예보측이 소극적인 자세로 일관했던 윤 대표관리인을 교체해 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안다"면서 "내부에서도 모를 정도로 갑작스럽게 이뤄진 것으로, 향후 매각 작업을 예보가 주도권을 쥐고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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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G손보-실사단, 요구자료 적법성에 실사단 구성원 두고도 '충돌'...메리츠화재, 실사작업 사실상 '올스톱'
MG손보 매각을 추진한 금융위와 예보는 수차례 유찰 사태를 겪은 후 지난해 말 우여곡절 끝에 메리츠화재를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 이후 메리츠화재는 KPMG삼정회계법인 등을 중심으로 실사단을 구성해 MG손보에 대한 실사를 시도했으나, 노조의 강한 반발에 부딪혀 번번히 실패했다.
실사단은 지난달 9일과 이달 7일 서울 강남 역삼동에 위치한 MG손보 본사에 방문, 실사를 진행하려 했으나 노조와 충돌을 빚고 중단된 후 현재까지 실사를 진행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실사단과 MG손보 양측은 실사단이 요구한 자료의 적법성 여부와 실사단 실무진의 구성을 두고도 극심한 마찰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보험업계 한 관계자는 "메리츠화재의 실사단에서 인수가 확정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영업기밀에 개인정보 등 디테일한 자료까지 요구하고 있다"면서 "요구 자료에 대한 적법성 여부를 두고 마찰이 이어지고 있는 것이 사실로, MG손보의 현업 부서에서는 실사단의 자료 요구를 거절하기 쉽지 않아 이를 노조가 대신해 문제 제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증권계좌 등 극히 개인정보에 해당하는 자료까지 요구하다보니 사안별로 적법 여부를 따질 수 밖에 없어 각 기관간 따로 법률 자문을 구하는 등 실사 진행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듯 하다"면서 "더구나 노조측이 실사단에 과거 MG손보의 전신인 국제화재 및 그린손보 출신들을 배제하도록 요구하는 등 신경전도 심해지고 있는 듯 하다"고 덧붙였다.
금융당국 한 관계자는 "실사단의 요구 자료에 대한 이행이 제대로 안되고, 실사단 실무진에 전임 출신들을 배제하도록 하는 등 양측간 충돌이 이어지면서 사실상 실사가 진행되기 쉽지 않은 상황"이라며 "금감원 출신의 윤진호 대표 역시 향후 법적 책임 소재 등의 문제를 들어 실사 진행에 소극적으로 임하자, 심기가 불편해진 금융위와 예보가 대표를 전격 교체하기로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이에 예보에 전권을 쥐어 주고 주도적으로 진행토록 함으로써 향후 실사업무 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새로 선임된 안병률 대표관리인은 매우 추진력이 강한 인물로 평가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덧붙였다.
한편 MG손보 노조는 메리츠화재가 고용 승계 등 노조의 요구를 철저히 외면, 무시하고 있다며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이에 노조는 예보를 상대로 메리츠화재의 우선협상대상자의 지위를 철회하라며 현재 예보 본사 앞 정문 앞에 콘테이너를 설치하고 농성을 이어오고 있는 중이며, 금융위 앞에서도 릴레이 1인 시위를 진행하고 있다.
MG손보 노조 관계자는 "메리츠화재는 MG손보가 보유하고 있는 우량자산만 빼 나갈 생각만 할 뿐 직원들의 생계가 걸린 고용승계 등 어떠한 부담도 지지 않으려 하고 있다"면서 "특히 예보로부터 수천억원의 공적자금은 수혈 받고 우량자산만 취함으로써 이익 극대화만 노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반면 메리츠화재는 MG손보 인수방식이 인수합병이 아닌 자산부채이전 방식인 만큼 직원들의 고용 승계 의무가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 청년일보=김양규 / 김두환 / 신정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