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멘 연안서 이주민 태운 선박 전복… 68명 사망·74명 실종

2025-08-04

아프리카 예멘 해안 인근에서 에티오피아 출신 이주민들을 태운 선박이 전복돼 적어도 142명이 죽거나 실종됐다.

AP통신 보도에 따르면 압두사토르 에소에브 유엔이주기구(IOM) 예멘지부 대표는 에티오피아 이주민들을 실은 선박이 3일(현지시간) 예멘 남부 아비얀주(州) 아덴만에서 침몰해 최소 68명이 숨지고 74명이 실종됐다고 밝혔다. 압두사토르 IOM 사무총장은 “분쟁과 빈곤을 피해 부유한 걸프 지역의 산유국으로 향하던 아프리카 이주민 154명이 선박에 타고 있었고, 구조된 사람은 12명에 달한다”고 알렸다. 이어 “인근 해안가 등에서 시신 68구를 수습해 병원 영안실에 안치했다”고 덧붙였다.

아비얀주 치안 당국은 해당 선박이 “‘아프리카의 뿔(소말리아·에티오피아 등 동부 아프리카)’ 지역에서 출발해 예멘 영해를 통해 불법 입국을 시도하던 중 강풍에 사고를 당했다”며 “밀입국과 인신매매를 막기 위해 국제사회와 관련기관의 긴급 개입이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예멘은 10년 넘게 내전이 이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아프리카 이주민들이 걸프 지역으로 가는 주요 경로다. IOM 집계에 따르면 지난해 예멘에 도착한 이주민은 6만명 이상으로 밀수업자들이 운영하는 과밀 상태의 보트를 타고 홍해나 아덴만을 건넌다. 최근 몇 달간 예멘 인근 해역에서는 이주민 수백명이 선박 전복으로 사망하거나 실종됐다. 지난 3월에는 예멘과 지부티 인근에서 보트 4척이 전복돼 2명이 숨지고 186명이 실종됐다. 유엔은 이주민들이 밀입국에 성공하더라도 10년째 분쟁 중인 예멘에서 생존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임성균 기자 ims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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