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 자동차산업 침체에 협력업체 일자리 3만개 실종…전년 2배

2025-01-03

유럽의 자동차부품 공급업체의 일자리가 지난해 3만개 이상 줄어들어 전년 대비 2배가 늘어난 것으로 조사됐다. 중국 자동차 소비시장의 침체로 제조 공급망이 타격을 입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유럽 중심의 전기차 전환 정책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일(현지 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유럽자동차공급업체협회(Clepa)와 함께 분석을 실시한 결과 지난해 업계 전체에서 3만 개 이상의 일자리가 감소한 것으로 관측했다. 2023년 1만 5000개의 일자리가 상실된 것과 비교해 2배가 늘어난 셈이다. 새 일자리 창출도 둔화돼 2020년 이후 유럽 자동차 산업 전반에 걸친 순일자리 감소는 5만8000개 이상이라고 FT는 짚었다.

이 같은 결과는 이미 예고된 바 있다. 고물가에 겹친 소비 침체와 우울한 경기 전망, 중국 소비시장의 침체와 중국 전기차 기업들의 약진 속에서 유럽 자동차 수요는 급격히 줄었다. 그리고 프랑스 타이어 제조사 미슐랭부터 독일 타이어 제조사 보쉬까지, 유럽의 대형 자동차 부품업체들이 지난해 수 천 개의 일자리 감축 계획을 발표했다. 대기업들이 일자리를 줄이고 공장을 줄이는 동안 일부 중소기업은 파산하기도 했다. 컨설팅기업 앨릭스파트너스의 알렉산드르 마리안은 “유럽 제조업체의 성장이 더 이상 없다면 장비기업의 성장도 더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전기차 전환이 성공적이지 못했던 점도 공급업체 일자리 감소에 영향을 줬다. 클레파에 따르면 2020년 이후 연소 엔진과 관련된 일자리 손실은 전기차 전환으로 창출된 일자리보다 많았다. 또 지난해 순수 전기차 공급업체와 관련된 일자리는 4680개가 사라져, 새로 생긴 일자리 4450개보다 더 많기도 했다.

하지만 유럽위원회는 2025년부터 자동차 제조업체의 탄소 배출 규정을 강화할 예정이며 유럽연합(EU) 역시 2035년까지 유럽에서 신형 내연기관 자동차 판매를 종료할 계획이다. 프랑스 공급업체 OP모빌리티의 최고경영자(CEO) 로랑 파브르는 “우리는 유럽에 연료탱크를 만드는 공장 10곳을 갖고 있고, (유럽위원회 등의 결정에)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상황에서 유럽 부품공급업체들의 감원과 일자리 감축은 올해도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 공장을 연 OP모빌리티의 파브르 CEO는 “앞으로 5년간 유럽 자동차 부문에서 큰 성장을 기대하기 어렵다”며 “역사적인 고객들과 함께 하고 싶지만 다른 곳에서 성장을 찾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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