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新 재벌 혼맥
아마존 창업자 제프 베이조스가 이탈리아의 관광도시 베네치아에서 사흘간 결혼식을 치른 게 세계적 화제입니다.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 등 200명의 하객을 초청해 유명 성당과 고급 호텔 등을 옮겨다니며 파티를 열었다고 합니다. 이 결혼식에는 4000만 유로(약 640억원)가 투입됐고, 경제 효과가 9억5700만 유로(약 1조5000억원)에 달한다는 이탈리아 정부의 발표도 있었지요. 한 도시의 경제 상황을 바꿔 놓는 압도적 스케일입니다. K재벌의 결혼식에서도 놀라운 일들이 벌어집니다. 하와이섬의 호텔을 빌리고, 뮤지컬 공연을 축하 무대에 올립니다. 그들만의 프라이빗 예식을 엿보았습니다.

재력가 집안 자제인 A·B씨는 6년 전 결혼식을 치르면서 하와이 라나이섬에 있는 포시즌스호텔을 통째로 빌렸다. 가족과 가까운 지인 100여 명을 초청해 2박3일 동안 환영 연회와 결혼식, 애프터 파티까지 화려한 웨딩 이벤트를 즐겼다. 골프와 관광 일정도 포함됐으며, 모든 하객에게는 항공과 숙박 편의를 제공했다.
라나이 포시즌스호텔은 섬의 남동쪽에 있는 리조트형 호텔로, 최고급 스페셜티 스위트(64평)는 숙박료가 1박에 1200만원 이상이다. 일반 객실도 200만원 수준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렇게 럭셔리 결혼식을 치르면 비용이 5억원 안팎이 든다.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라고 전했다. 또 다른 웨딩 업계 관계자는 “보통 해외에 오래 살았거나 지인이 해외에 많은 경우 외국에서 결혼식을 하는데, 이렇게 해외 섬의 호텔을 ‘통대관’할 경우 비용이 수억원에 이를 것”으로 추정했다.
세계 부호들에게 핫하다 ‘조용한 섬’
국내외 부호와 셀럽들 사이에서 결혼식 장소로 ‘조용하게 즐길 수 있는 섬’이 핫하게 뜨고 있다. 대중에게 방해받지 않고 프라이빗한 휴가를 즐기려는 이들이 주로 찾는다.
라나이섬은 하와이 호놀룰루 공항에서 경비행기로 30여 분 날아가야 한다. 그만큼 ‘격리’돼 있다는 의미다. 1994년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멜린다 게이츠와 결혼할 때 이 섬을 찾으면서 유명해졌다. 섬의 소유자는 오라클 창업자인 래리 엘리슨, 그는 2012년 3억 달러(약 4000억원)에 라나이섬을 사들여 자연 친화적 개발을 추진 중이다.
신혼여행도 프라이빗한 공간을 원한다. 세이셸이나 타히티 같은 인기 여행지 안에서도 일반인에게 덜 알려진 섬을 찾아 더 깊숙이 들어간다. 글로벌 리조트 그룹 ‘아만’은 전용기로 프라이빗 섬 아만리조트에 갈 수 있는 상품을 내놓기도 했다.

그들만의 결혼식은 여유롭다. 붐비는 주말을 피해 월·수·목요일 같은 주중에 식을 진행한다. 또한 ‘럭셔리 끝판왕’이다. 예식 2~3시간 올리는 데 꽃값만 보통 억대를 지불한다. 이벤트는 상상 초월이다.
특설 무대 만들어 뮤지컬 ‘시카고’ 공연도
서울 남산 기슭에 있는 반얀트리호텔. 자수성가한 젊은 부호 C씨의 결혼식에선 특별한 공연이 펼쳐졌다. 야외 수영장이 내려다보이는 고급 레스토랑에서 인기 뮤지컬 ‘시카고’ 팀을 초청해 혼주와 하객 100여 명을 위해 특설 무대를 마련한 것. 공연 말미에 신랑이 신부에게 다이아몬드 반지를 내밀며 프러포즈하는 것으로 한 편의 공연 같은 결혼식은 끝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