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업, 관세협상 지렛대 써라" MASGA 뒤엔 이 남자 있었다

2025-11-05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정상회담에서 조선 협력 프로젝트(MASGA)를 추진하기 위해 양국 간 조선 협력협의체를 신설하기로 합의했다. 양국 간 ‘조선업 원포인트’ 직통 채널이자 컨트롤타워를 만들기로 한 것이다. 이런 합의 뒤엔 ‘조선업의 대부’라 불리는 신동식 한국해사기술 회장(93)이 이재명 정부를 향해 건넨 반복된 고언(苦言)이 있었다. 박정희 정부 초대 경제수석 출신인 신 회장은 1960년대 불모지였던 한국 조선업의 기틀을 닦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신 회장은 7월 총리 후보자 신분이던 김민석 국무총리를 처음 만나 “한·미 관세 협상에서 지렛대로 삼을 것이 필요할 텐데 우리가 내세울 것은 조선업 하나”라며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에게 조선업은 사활을 건 산업”이라고 조언했다. 박정희 정부 때 대통령 직속 해사 위원회를 뒀던 것을 거론하며 “우리도 대통령 직속의 강력한 해사 산업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미 관세 협상 카드를 두고 고심하던 김 총리는 대통령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 김현종 전 국가안보실 2차장 등과 한·미 관세 협상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조선업을 카드로 써보자”고 제안했다. 대통령실에도 “신 회장의 의견을 경청해달라”고 요청했다. 이후 신 회장의 말처럼 MASGA는 7월 31일 한·미 관세 협상 타결 때 결정적 지렛대로 작용했다.

대통령실도 신 회장을 주목하기 시작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9월 주재한 ‘국민성장펀드’ 보고대회에 신 회장을 별도로 초청해 얘기를 들었다. 신 회장은 당시 “인공지능(AI) 로봇을 활용한 첨단 기술, 고부가가치 선박과 스마트 조선 개발 등을 위해선 전문 기술 인력 양성과 초격차 개발 등 여러 노력이 필요하다”며 “대통령 직속의 강력한 해사 산업 컨트롤타워를 만들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 직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에게 “신 회장에게서 더 이야기를 들어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 김 장관은 10월 신 회장을 따로 만나 설명을 들었다.

여권 고위 관계자는 “신 회장이 김 총리에게 첫 제안을 하고, 김 총리가 대통령실에 신 회장 의견을 경청할 필요성을 제기한 게 MASGA의 땔감이 됐다”며 “양국 간 기구를 신설하기로 합의한 배경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다만 양국은 “한·미 국가안보실(NSC) 사이에 조선 협력협의체를 출범시키기로 한다”는 기구 설치란 큰 틀엔 합의했지만 아직 각론은 만들지 못한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조직을 어떤 형태로 출범시킬지는 추가 논의가 필요하다”고 했다. 신 회장은 중앙일보 통화에서 “신설될 기구의 관건은 인력”이라며 “통상 전문가 뿐 아니라 조선업 자체에 대한 이해가 풍부한 이들이 반드시 포함돼야 한다”고 했다. 이어 “현재는 MASGA에 디테일이 없어 보인다. 한국은 선박 제조에서 세계 최강이고 또 AI 기술은 미국이 제일이니 제대로만 결합 되면 세계 조선 패권을 가져올 기회”란 말도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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