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00년 전국 약 1만 개소에 불과했던 치과가 현재 2만 개소를 목전에 두며, 불과 23년 만에 2배 이상 증가했다. 공급 과잉에 따른 폐해를 지적하는 치과계의 성토가 높아지는 배경이다.
국민건강보험공단·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 11월 29일 ‘2023 건강보험 통계연보’를 공동 발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 2000년 전국 1만652개소에 불과했던 치과병·의원이 2023년 1만9271개소로 약 2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지난 23년간 치과의원은 단 한 개소도 줄어들지 않고, 매해 세 자릿수 성장해 온 것으로 나타났다. 치과병원 또한 지난 2000년 60개소에서 2023년 239개소로 4배가량 늘었다.
이 기간 치과병·의원이 가장 많이 늘어난 시기는 2003~2004년으로 532개소 늘었다. 또 2008~2009년 사이에도 507개소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 밖에 2001~2017년간 적게는 300여 곳, 많게는 500여 곳까지 늘었다.
이러한 증가세는 타 종별과 비교해도 빠른 편에 속한다. 지난 2013년부터 2023년까지 치과병·의원의 연평균 증감율은 1.92%로 전체 2위를 기록했다. 1위는 의원(2.34%)이었으며, 이어 ▲종합병원(1.65%) ▲한방(1.3%) ▲요양병원(1.23%) ▲상급종합병원(0.46%) 등 순이었다.
이러한 치과병·의원의 증가세는 2018년부터 꺾이기 시작했다. 지난 2017~2018년 치과병·의원은 298개소 늘어나며, 지난 2000~2001년의 203개소 이래 처음으로 300개소 미만을 기록했다.
이후 2020~2021년 327개소를 제외하고는 매해 300개소를 밑돌기 시작했으며, 지난 2022~2023년에는 184개소까지 떨어졌다. 치과병·의원 증가 수가 100개소대로 진입한 것은 2000년대 들어 최초다.
단, 증가 속도가 느려졌다고 해도 치과병·의원 공급 과잉에 따른 폐해는 해를 거듭할수록 심화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적이다.
이와 관련 치과의료정책연구원(이하 정책연)이 지난 4월 치과의사 1268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전체 77.5%가 치과 증가로 인한 환자 수 감소를 주된 경영 문제라고 지적했다. 또 약 68%는 심각한 경영난을 호소하거나, 더한 경우 폐원 또는 직종 변경 등을 고민 중이라고 응답했다.
이에 대해 정책연은 “치과의사 설문 결과, 과잉 배출로 인한 경쟁 심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미 만연한 치과 경영난 속에서 치과의사 수 조정, 수가 현실화 등 치과 운영 안정화를 위한 적극적 조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