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이색 목욕탕] 어린 시절 추억 속으로 풍덩…피로 풀러 가볼까

2025-04-20

피로를 푸는 데엔 목욕만 한 게 없다. 뜨거운 탕에서 때를 불리고 시원하게 씻어내면 마치 새로 태어난 것만 같다. 정겨운 동네 목욕탕 한번 들러볼까. 부산에서 ‘집앞목욕탕’ 잡지를 만드는 목지수 대표가 손에 꼽는 전국의 특별한 동네 목욕탕을 소개한다.

경기 안성 일죽목욕탕=안전한 목욕탕의 모범사례. 1997년부터 운영되다가 2024년 리모델링했다. 낙상·화상 등 고령층이 겪기 쉬운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배려를 곳곳에서 볼 수 있다. 다치기 쉬운 각진 모서리를 둥글게 다듬고, 탕 안의 타일도 사고가 났을 때 빠르게 인식할 수 있도록 동양인 피부색과 대비되는 초록색으로 마감했다. 긴급 상황에 대비해 에스오에스(SOS) 호출 버튼도 설치했다. 건강 상태에 맞는 목욕법을 추천하는 얼굴 인식 키오스크가 설치된 것도 특징.

전남 목포 금천목욕탕=어린 시절 부모님 손 잡고 가던 동네 목욕탕을 떠올리게 하는 곳. 1970년대에 운영을 시작했는데 설비가 여전히 깨끗하다. 건물 입구에서부터 여탕과 남탕 출입문이 따로 달린 것이 특징. 규모는 작지만 온탕·냉탕·사우나실 등을 알차게 갖췄다. 근대역사문화공간으로 지정된 거리에 위치해 목욕 후 동네 산책을 즐기기에도 좋다. 목포의 역사를 담은 이곳에는 구도심, 일본식 가옥, 부두 근대상가주택 등이 남아 있다. 근대역사관이나 바닷가를 둘러봐도 좋다.

제주 제주시 한림공동탕=일반 주택처럼 보이지만 목욕탕이다. 그냥 지나치기 십상이라 건물 앞에 세워둔 작은 입간판을 잘 찾아야 한다. 일제강점기에 지은 오래된 건물이지만 관리가 잘돼 쾌적하다. 욕장 내부의 타일 줄눈을 매년 새로 시공하고 소독도 자주 한다. 물은 제주 지하수를 사용한다. 옛 정취가 살아 있어 웨딩 촬영 장소로도 인기다. 1층은 목욕탕, 2층은 여인숙이고, 옥상에 올라가면 바다가 내려다보인다. 여인숙에 숙박하면 목욕탕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조은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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