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위한 작은 사치"…'푸디 젠지' 잡기 나선 명품업계

2025-02-09

명품업계가 먹는 것에 돈을 아끼지 않는 젊은 세대인 ‘푸디젠지’(Foodie Generation Z)공략을 위해 미식과 손을 잡았다. 명품 이름을 내건 레스토랑, 카페를 운영하고 시즌 케이크 등을 통해 접점을 늘리고 있다. 젊은 고객이 상대적으로 가격이 낮은 음식에서 출발해 패션과 주얼리 구매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감 때문이다.

9일 호텔업계에 따르면 파르나스호텔이 운영하는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14일부터 이틀 간 ‘로비 라운지&바’에서 파인 다이닝 코스 ‘스트로베리 고메 부티크’를 디너로 진행한다. 1인 당 16만원의 가격으로 코스 메뉴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에르메스 트래블 키트’를 선물로 제공한다.

명품브랜드와 호텔이 미식을 연결고리로 협업하는 사례는 최근 크게 늘었는데 크리스마스 케이크, 발렌타인 케이크 등 시즌 메뉴가 시작이었다. 지난해 JW메리어트 호텔은 발렌타인데이를 맞아 ‘마놀로 블라닉'과 초콜릿 슈즈 초콜릿을 판매했고, 그랜드 인터컨티넨탈은 막스마라 이미지를 담은 크리스마스 테디 베어 케이크를 선보였다.

이 같은 움직임은 작은 사치를 즐기는 ‘푸디 젠지’를 잡기 위해서다. 이들은 한 끼에 수 십 만원에 달하는 금액을 사용하며 명품 브랜드를 경험하는 것을 즐긴다. 식사로는 비싼 가격이지만 명품 의류나 주얼리, 시계에 비하면 상대적으로 문턱이 낮아 젊은 고객을 끌어모을 수 있다. 명품 업계는 이 같은 경험이 의류와 주얼리 등의 구매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기대하고 있다. 푸디 젠지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는 영상과 사진 등은 브랜드가 직접 올리는 콘텐츠보다 마케팅 효과가 큰 것도 명품이 이들에게 공을 들이는 이유다. 코로나로 정점을 찍었던 2022년 이후 하향세를 맞은 명품 업계로서는 계속 젊은 고객의 관심을 끌어 모으는 게 가장 큰 사업 목표인 것이다.

아예 직접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명품 브랜드도 늘고 있다. 2022년 3월 이태원에 오픈한 ‘구찌 오스테리아 다 마시모 보투’는 1개월 치 예약이 4분만에 마감되고, 루이비통이 2022년부터 지난해 2월까지 4회차에 걸쳐 약 8개월 간 운영한 팝업 레스토랑은 오픈 후 5분 만에 전석이 마감됐다. 에르메스는 플래그십스토어 지하에 카페 겸 레스토랑인 ‘카페 마당’을 운영 중이고, 디올은 성수동에서 팝업 형태로 진행하던 카페를 상시 운영으로 전환했다.

업계 관계자는 “파인 다이닝의 인기가 명품 레스토랑, 카페로 넘어가고 있는 것”이라며 “커피 한 잔에 2만원, 한 끼 식사에 60만원 등을 아끼지 않는 ‘푸디 젠지'들을 공략하기 위한 움직임은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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