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감장에 한복·급식실 노동자 복장···시선 잡기 경쟁

2024-10-10

제22대 국회 첫 국정감사 나흘째인 10일 이색 복장으로 나타난 국회의원들이 눈길을 끌었다. 제기하고자 하는 문제의 주목도를 높이기 위해 종종 활용되는 방식이다. 일부에서는 시선 잡기보다 정책 감사에 집중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이날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국감에 급식실 노동자 복장으로 등장했다. 조리사 상의와 모자, 앞치마와 함께 고무장갑과 장화를 착용했다. 국회 직원이 정 의원을 외부인으로 오해해 “누구시냐”고 물어보자 정 의원이 “저는 의원”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정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발언에서 “진보당 비정규직 의원”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노트북에 ‘6명이 100인분 만든 흑백요리사, 1인당 214명까지 감당하는 급식 조리실무사’가 쓰인 손팻말을 부착했다. 그는 이날 오후 고용노동부 대상 질의에서 서울·경기 지역 학교에서 근무하는 조리사의 1인당 급식 인원이 타 지역보다 높아 과로에 시달리는 점 등을 지적할 예정이다.

김재원 조국혁신당 의원은 이날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감에 한복을 입고 나왔다. 그는 “전통 한복을 입고 나온 이유가 있다”며 “지적 내용을 강조하기 위해서 강한 인상을 남겨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전통 한복 착용자만 고궁 입장료를 면제받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최응천 국가유산청장에게 “우리 전통가치가 무엇인지 원형 그대로 정확하게 알리고 제대로 지켜나가야 한다”며 “전통 한복과 거리가 있는 한복까지 입장료 면제 혜택을 줘야 하느냐”고 말했다. 최 청장은 “퓨전 한복은 외국인들이 전통 한복을 오해할 수 있는 소지가 많았다”면서도 주변 상권에 대한 영향 등을 들어 “(혜택 제외보다는) 전통 한복을 장려하는 쪽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원들이 국감장에 이색 복장으로 등장한 것은 처음이 아니다. 임오경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 국감에 개량 한복 차림으로 참석했다. 이동섭 당시 바른미래당 의원은 2018년 태권도 도복을 입고 나타났다.

일부에서는 이런 방식이 정책질의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이준한 인천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날 기자와의 통화에서 “퍼포먼스도 좋지만 국감은 미디어의 시선을 끌기 위해서 하는 게 아니다”며 “정책 감사와 비전 제시에 더 집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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