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 ‘새로운 도약’, 국내 항공업 판도 흔든다

2024-09-27

10월 말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마무리 예상

노선 확보 경쟁 예고…항공기·인력 확보 '숙제'

M&A 등 규모 확대해 미래 경쟁력 확보 예상

국내 1위 저비용항공사(LCC)인 제주항공에 시선이 모아진다.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 심사 종료 시점이 다가오기 때문이다. 제주항공은 매물로 나온 여타 LCC와 인수합병(M&A) 가능성이 가장 높게 점쳐진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마무리되면 국내·외 노선의 구조조정이 전망된다. 제주항공은 몸집을 불려 향후 알짜 노선 및 슬롯을 확보하는 '제2의 도약'을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27일 항공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오는 10월 말께 마무리될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경쟁당국(DOJ)의 심사 마무리와 유럽연합 집행위원회(EC)의 최종 승인 시점을 오는 10월 말로 전망하고 있어서다. 경쟁당국의 심사가 끝나면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주식 취득 등 본격적인 기업 결합 절차에 돌입한다.

양사의 기업결합이 시작되면 최대 국내·외 40개 노선이 여타 항공사에 이관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022년 공정거래위원회는 기업결합을 심사할 당시, 양사의 총 65개 노선이 중복되며 40개 노선은 경쟁제한이 우려된다고 지적했기 때문이다.

국제 노선은 운수권이 없어도 자유롭게 경쟁에 뛰어들 수 있는 노선(미국, 일본 등)과 운수권이 있어야 진입할 수 있는 노선 등으로 나뉜다. 특히, 공정위는 운수권이 필요한 일부 노선은 기업 결합 완료 시 완전 독점이 우려된다고 했다.

이에 공정위는 경쟁 제한성이 있는 국내외 여객 노선에 대해서는 향후 10년간 슬롯·운수권 이전 등 구조적 조치를 부과하는 조건부 승인을 결정한 바 있다. 기업결합이 시작되면 여타 항공사는 경쟁 노선 운수권을 일부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제주항공은 양사 기업결합으로 튕겨 나올 알짜 노선을 주목하고 있다. 문제는 항공기 대수다. 9월 기준 제주항공이 보유한 항공기 대수는 41대로 지난해 말보다 1대가 줄었다.

또한,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시작되면 계열사이자 LCC인 진에어, 에어부산, 에어서울의 통합 LCC가 탄생한다. 지난해 기준 3사의 단순 합산 항공기 보유 대수는 55대. 제주항공이 확보할 수 있는 노선 및 슬롯은 늘어날 텐데, 이보다도 적은 항공기로 노선 확장을 노리는 모순이 발생하는 것.

제주항공은 차세대 항공기인 'B737-8' 50대 구매 계약을 체결, 항공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그러나 공급사인 보잉에서 결함 이슈가 지속해 터지는 등 신규 항공기 확보 속도가 점차 늦어지는 상황이다.

여타 LCC와 M&A가 가장 유력하게 언급되는 이유다. 업계 관계자들은 M&A로 곧바로 운항이 가능한 항공기는 물론, 항공기를 운항 및 정비할 인력까지 그대로 확보한다면 현재 상황에 가장 발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시장 상황도 우호적이다. 국내 LCC의 대다수는 현재 사모펀드(PE)가 대주주다. 적기에 투자금을 회수(엑시트)해야 하는 PE 특성상, 국내 항공업 격변기를 앞두고 한 차례 움직임이 있을 것으로 관계자들은 전망한다. 실제로 제주항공과 라이벌 관계를 형성했던 티웨이항공은 최근 2대 주주 JKL파트너스가 2배가량 수익을 올리며 엑시트에 성공한 사례가 있다.

김이배 제주항공 대표도 M&A에 대한 관심이 높다는 점을 드러냈다. 지난 7월 임직원에게 보내는 메일을 통해 "PE들이 투자자로 항공사에 들어가 있으니 언젠가는 엑시트할 것"이라며 "향후 이런 M&A 기회가 왔을 때 어떻게 대응하느냐가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CEO 메시지가 M&A와 특정 항공사를 염두에 둔 것은 아니다"라면서 "통합3사 LCC, PEF 운용사의 엑시트 등 변화하는 시장에 발 빠르게 대응하겠다는 내용을 담은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 EB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