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이러려고 국회의원 뽑았나

2024-10-14

[시대일보​]세종시의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15.7%로 전국 최고의 기록을 나타냈다. 세종시 지역에 따라서는 공실률 60%를 나타내고 있다.

장사가 안돼 문을 열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시만 그런 게 아니다. 전국적으로도 소규모 상가 공실률이 지난 2분기 8.0%로, 2015년 통계 집계 이후 가장 높게 나타났다. 심지어 코로나 팬데믹 시기였던 2020년 2분기 6.5%보다 높았다.

코로나 때보다 민생이 심각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들어오는 수입으로 빚 갚고 나면 생계비도 모자라는 이른바 ‘한계 가구주’가 275만이나 되고, 서민 급전의 역할을 하는 카드대출 잔액이 44조 원을 넘어 2003년 통계 작성 후 21년 만의 최고 수치로 불어났다.

이런 상황에서 1인당 25만 원을 푼다고 해도 ‘언 발에 오줌 누기’에 불과하며 국가 재정만 더 어렵게 만들 뿐이다.

문제는 이처럼 서민 경제가 심각한데도 정치권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22대 국회가 지난 7일부터 802개 국가기관을 대상으로 국정감사를 시작했지만, 아직까지 어느 국감장에서도 민생 문제 해답을 찾기 위한 여·야의 진지한 고민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네가 죽느냐, 내가 죽느냐’ 극한의 정쟁만 벌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끝장’을 국감의 목표로 정하고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 제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으며, 국민의 힘은 이재명 민주당 대표의 재판 지연에 대한 공세를 펴고 있다.

국감 첫날부터 더불어민주당은 김건희 여사와 그의 모친 최은순 씨 등 100명을 증인, 또는 참고인으로 신청했다. 하지만 국민의 힘이 신청한 유동규 전 성남 도시개발공사 본부장, 남욱 변호사 등은 절대다수의 더불어민주당에 의해 부결되었다. 이재명 당 대표에 대한 대장동 사건 등 사법 리스크에 불리한 증언 또는 발언할 인물이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더불어민주당은 자기 당 의원들의 소위 ‘돈 봉투’ 사건을 수사한 검사 등에겐 동행 명령을 가결했다.

이렇듯 상임위마다 ‘이재명과 김건희’로 도배를 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 자화상이다. 국회 문만 열면 난타전에 저질 발언이 쏟아지는 현실을 보면 국회의원들에게 지급되는 엄청난 세비와 특권이 아깝다. 나라 경제가 어떻게 되든 민생에는 관심이 없고 정쟁에만 몰두하는 국회, 이러려고 국회의원 뽑았나 하는 한심한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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