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이커머스 업계의 최대 화두인 해외 직구(직접구매)가 물류 업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이후 이커머스 업계가 침체되면서 물류산업도 부정적 영향을 받았는데, 해외 직구가 늘어나면서 물류업계도 반사 이익을 얻고 있는 것입니다.
지난 8월 1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6월 온라인쇼핑 동향 및 2분기 온라인 해외직접 판매·구매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2분기에 온라인 해외 직구 규모가 2조149억원을 돌파했으며, 2014년 통계 작성 이래 처음으로 분기 기준 해외직구액이 2조원을 넘어섰네요.
해외직구 시장의 빠른 성장세는 중국 이커머스 플랫폼과 관련이 깊습니다. 과거에는 미국 등 서구권으로부터의 직구가 대부분이었지만, 현재는 중국 플랫폼을 통한 직구가 급증했습니다. 특히 특히 알리익스프레스나 테무 등을 통한 직구 물동량이 크게 늘어났네요. 최근에는 중국으로부터의 직구 물량이 전체 해외직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60%를 돌파했습니다.
중국으로부터의 직구 활성화는 어려움이 닥쳐오는 국내 물류업계에 온기를 일으키고 있다고 평가받습니다. 한동안 실적 부진을 겪었던 물류업계에 중국 직구가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된 것이죠. 이는 주요 물류 기업의 실적을 보면 알 수 있습니다.
CJ대한통운의 경우, 3분기 실적은 내수 경기 침체로 인해 전년 동기 0.3% 감소했는데요, 이 와중에도 글로벌 이커머스 플랫폼 물량은 전년 동기 대비 36% 늘어난 2750만 박스를 기록했다고 밝혔습니다. 덕분에 CJ대한통운의 글로벌 사업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5% 성장한 1조123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한진 또한 올해 10월까지 직구로 처리한 물량이 1000만박스라고 합니다.
사실 택배업계는 적지 않은 위기에 있습니다. 경기가 침체되면서 온라인 쇼핑 자체가 침체되기도 했고, 물류를 내재화한 쿠팡이 시장 장악력을 빠르게 높여가고 있다는 점 때문입니다. 올해 3분기 로켓배송, 판매자 로켓 등을 포함한 쿠팡의 상품커머스 부문 매출은 전년 동기 20% 증가한 9조3650억원이거든요.
침체된 시장에서 쿠팡 혼자 날개를 달고 있는데, 쿠팡은 독자적으로 물류를 처리하겠다는 의지를 가진 기업입니다. 쿠팡은 지난 2년 동안 계속해 지방에서까지 택배사의 계약을 종료하며, 배송을 내재화하고 있죠. 최근에는 광주, 울산, 김천 등 지방 곳곳에 물류센터를 짓고 있고요. 집화 경쟁도 치열합니다.
시장 자체의 둔화, 그리고 자체배송을 하는 쿠팡만 성장한다는 건 물류 업계에서도 배송 물량이 줄어드는 걸 우려할 수 밖에 없습니다. 이 때문에 업계는 모두 작고 큰 화주사를 확보해 역성장을 막기 위해 애쓰고 있고요.
쿠팡과의 경쟁을 위해서 물류업계도 쿠팡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는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CJ대한통운은 주 7일 배송 시스템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쿠팡은 유일하게 공휴일에도 배송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일반 이커머스 플랫폼에서 구매를 하면 주말에 상품을 배송받을 수 없는데, 쿠팡에서는 받을 수 있습니다. 쿠팡의 이런 차별화된 물류 서비스는 독보적인 경쟁력이 됐습니다. 만약 CJ대한통운이 주 7일 배송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이커머스 업체들도 쿠팡과 비슷한 물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됩니다.
주 7일 배송이 현실화된다면 더 많은 물동량을 필요로 합니다. 물동량의 증가 없이 주7일 배송을 하는 건 비용만 증가시킬 뿐이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직구로 인한 물동량 증가는 택배업계의 희망입니다.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한계를 맞고 있기 때문에 해외직구에 희망을 걸고 있는 것이죠.
이처럼 해외 직구의 활성화는 국내 물류업계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해외직구가 국내 경제에 가져올 긍정적 측면의 한 부분이네요.
글. 바이라인네트워크
<심재석 기자>shimsky@byline.networ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