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홍준 국립중앙박물관장 “‘한국미술 5000년’ 해외 순회 추진”

2025-07-24

“예전과 달리 한국의 위상이 엄청 올라갔는데, 해외 박물관의 소장품으론 우리 역사와 문화를 알리기에 부족하다. ‘한국미술 5000년전’을 수년 내 세계인들에게 선보이도록 하겠다.”

유홍준(76) 신임 국립중앙박물관장이 24일 박물관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 같은 ‘취임 제1구상’을 밝혔다.

취임 사흘 만에 열린 첫 간담회에서 유 관장은 손꼽히는 문화유산 애호가로서 박물관의 변천사를 막힘없이 돌아보며 소회를 털어놨다. 그는 “국립중앙박물관은 소장품 44만점에 규모와 관람객 면에서 세계 10대 박물관에 든다”면서 “우리 문화와 역사의 자부심을 심어주는 곳이자 고미술의 아름다움을 감상하고 세계미술을 만나는 곳에 걸맞은 기획을 해가겠다”고 말했다.

특히 오는 11월 ‘이건희 컬렉션’의 워싱턴 스미소니언 뮤지엄 전시 등을 언급하면서 “전 세계에 K-문화 강국의 실체와 저력을 보여주는 블록버스터 전시를 추진하겠다”고 했다. 구체적으로 약 반세기전 ‘한국미술 5000년’전을 예로 들었다. 국보 46점을 포함해 중요 유물 354점이 포함됐던 이 전시는 1979년 5월부터 1981년 10월까지 미국 샌프란시스코, 뉴욕, 워싱턴 등 8개 도시를 순회한 데 이어 영국, 프랑스 등에서도 선보이며 한국 문화의 깊이를 알렸다.

유 관장은 이후 사석에서 새 ‘한국미술 5000년전’을 할 전시장으로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영국 브리티쉬 뮤지엄, 프랑스 기메동양박물관 등을 꼽기도 했다. 다만 상대 박물관 또는 미술관과 스케줄 협의를 감안할 때 일러도 2~3년 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유 관장은 “이 전시만 제대로 하면 관장으로서, (국립중앙)박물관으로서도 소임을 다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물관 서비스 인프라 개선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그는 “애초에 용산 박물관을 지을 때 관람객 100만명을 예상했는데 지금 연 400만 시대”라면서 “주차장은 물론이고 식당 등 편의시설이 크게 부족한데, 어린이박물관이 이전 개관(2030년 예정)하면 나아질 거라 서둘러보겠다”고 했다. 상설전시관 관람 유료화에 대해선 “필요하지만 여론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답했다.

유 관장은 문재인 정부 때 2004년 9월부터 2008년 2월까지 제3대 문화재청(현 국가유산청) 청장(차관급)을 지낸 바 있다. 이재명 대통령의 후보 캠프에서 K문화강국위원회 위원장을 지낸 그는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로 거명됐지만 다시 차관급인 중앙박물관장을 맡았다.

유 관장은 “소설가 황석영 선배가 축하 카톡으로 ‘일이 맞춤하고 격이 맞다고 생각함’이라고 보냈다”면서 “나도 이 자리(관장)가 더 맞다고 생각한다. 아내도 ‘그렇게 하고 싶어 하더니 결국 하게 됐네’라는 반응이었다”고 웃으며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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