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2025시즌 7개대회 우승하며 애버리지 1.208 찍어
세계 최강 클롬펀하우어 1.393... PBA 남자 평균 1.426
[서울=뉴스핌] 박상욱 기자 = LPBA 무대를 평정한 김가영(42·하나카드)이 남자부인 PBA 투어 도전에 대한 가능성을 조심스레 열어놨다. '여자부에서 이룰 건 다 이뤘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당구 팬들 사이에서는 "김가영이 PBA 무대에서 통할 수 있는지 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김가영은 지난 11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2025-2026시즌 PBA·LPBA 미디어데이에서 "나는 아직 PBA 투어에 참가할 수준이 되지 않는다. 현재로서는 도전할 생각이 전혀 없다"면서도 "PBA 사무국에서 특별 출전을 허락하고 내 애버리지가 1.5 이상 된다면 그때는 고려해볼 수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애버리지(Average)는 3쿠션 경기에서 한 큐당 평균 득점으로 남녀를 가리지 않고 기량을 수치화한 지표다. 남자부 PBA 평균 애버리지가 1.4대 초중반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1.5는 남자부 상위권 수준이다.
김가영은 원래 세계 정상급 포켓볼 선수로 명성을 날리다 2019년 프로 3쿠션 무대(LPBA)로 전향했다. 이후 매년 자신의 한계를 깨부수며 애버리지를 끌어올렸다. 2019-2020시즌 애버리지 0.860, 2020-2021시즌 애버리지 0.899, 2021-2022시즌 애버리지 1.018, 2023-2024시즌 애버리지 1.033(전체 1위)을 찍고 2024-2025시즌 애버리지 1.208을 기록 중이다.
이번 시즌엔 출전한 9개 투어 대회 중 무려 7개를 휩쓸며 압도적 기량을 과시했다. 같은 시즌 LPBA 평균 애버리지는 0.710에 불과했고, 2위인 스롱 피아비(우리금융캐피탈)의 1.001과도 20% 넘는 차이를 보였다.
김가영의 시선은 LPBA 그 너머를 향하고 있다. 그는 "지금보다 높은 목표를 잡으면, 최소한 그 근처까지는 도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실례로, 여자 아마추어 세계 최강자인 테레사 클롬펀하우어(네덜란드)는 2022년 여자 3쿠션 월드컵에서 애버리지 1.393을 기록한 바 있다. 남자부 평균에 거의 근접한 수치다.

가영의 진짜 목표는 PBA 출전이 아니다. 그는 "나는 여전히 나 자신과의 싸움을 하고 있다. 더 잘하고 싶은 마음, 더 올라가고 싶은 마음이 원동력"이라며 "이 길은 결코 쉽지 않지만 나름대로 익숙해졌다. 한계를 깨뜨릴 때마다 희열을 느낀다"고 말했다. 현재는 포켓볼과 3쿠션을 넘나드는 기술적 접점을 찾기 위해 비시즌 동안 꾸준히 연구 중이다.
그는 최근 포켓볼 대회 출전 권유도 받았지만 "지금은 준비가 되지 않았다. 우승을 목표로 나가야 의미가 있다"고 했다. 다만 "해설이나 이벤트에는 참여할 수 있다. 포켓볼에 대한 애정은 여전하다"고 덧붙였다. 김가영은 '역대 최고의 여자 3쿠션 선수'라는 타이틀을 넘어 종목과 기술의 경계를 허무는 '당구 여제'로 거듭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psoq1337@newspi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