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종 편집일 12th 5월, 2025, 8:56 오후
제주도가 ‘런케이션(Learn + Vacation)’ 개념을 도입한 글로벌 교육혁신 중심지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발표했다.
제주도는 12일 제주에서 열린 ‘글로벌 교육혁신 고등교육 네트워크 포럼’에서 대한민국 고등교육이 나아가야 할 핵심 방향으로 ‘융합’과 ‘글로벌’을 제시하며 미래 교육 전략을 밝혔다.
오영훈 제주지사는 한국 전통 음식 ‘비빔밥’을 통해 융합의 가치를 설명하며 학문 간 경계를 허물고 인문학과 과학기술이 어우러지는 융합교육이 미래 인재 양성의 핵심임을 강조했다.
이어 제주의 고유 해양 유산인 ‘덕판배’를 글로벌 상징으로 소개하며 “제주는 탐라국 시대부터 동아시아를 무대로 항해했고, 오늘날에도 글로벌 한국교육(K-교육)의 중심지로 도약할 잠재력을 지녔다”고 역설했다.
제주도의 미래 교육 구상으로 단계적 발전 전략이 제시됐다. 첫째, 계절학기·인턴십·연구자 체류를 결합한 ‘런케이션’ 플랫폼 구축, 둘째, 하버드·미시간대 모델을 참고한 글로벌 석학 네트워크 공간인 ‘고등인재융합원’ 조성, 최종적으로 제주를 ‘글로벌 한국교육·연구 도시’로 발전시키는 계획이다.
“제주는 이미 다수 국내외 대학들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해 런케이션 실현 기반을 구축했으며, 제주 라이즈(RISE)와 글로컬대학 사업을 통해 지역-대학-산업이 함께 성장하는 지속가능한 혁신 생태계를 조성하고 있다”고 오 지사는 밝혔다.
특히 “2035년 탄소중립 실현과 인공지능·디지털 대전환은 모두 교육 혁신과 연결되어 있으며, 미래 인재의 힘으로 현실화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포럼은 교육부, 글로컬대학협의회, 제주도가 공동 주최했으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교육장관회의를 앞두고 제주의 교육혁신 중심지 위상을 확립하는 자리가 됐다.
국내외 대학 총장, 지역라이즈센터장, 지자체, 산업체 등 교육 관계자 500여 명이 참석해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 글로벌 협력, 산업 연계 미래전략을 논의했다.
포럼에서는 오 지사 외에도 벤 넬슨(Ben Nelson) 미네르바대학교 설립자와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시스템 대표이사가 기조연설자로 나섰다.
❏손 대표는 한화의 제주 우주산업 생태계 구축 전략을 발표하며 위성 생산 및 발사체 기술, 해상발사 플랫폼 구축, 지역 기반 인재양성 프로그램 등 구체적 계획을 소개했다.
“우주는 지속 가능한 미래 성장동력이며, 제주를 세계적인 우주산업 거점으로 키우고자 한다”며 “제주대·제주도교육청 등과 협력해 초등부터 대학, 산업 현장까지 이어지는 우주 인재 양성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강조했다.
벤 넬슨 미네르바대학 설립자는 고등교육이 마주한 근본적 문제로 ‘노출이 곧 지식’, ‘지식이 곧 학습’이라는 오해를 지적하며, 비판적 사고 기반의 글로벌 협력 교육모델을 제안했다.
그는 “미네르바는 현재 30여 개국과 협력하며 전 세계 학습자 3만 명 이상을 교육하고 있다”며 지구적 협력 네트워크를 통한 고등교육의 공동 혁신 가능성을 역설했다.
고창섭 글로컬대학협의회 회장(충북대학교 총장)은 개회사를 통해 “이번 포럼은 지역과 대학이 함께 성장하는 고등교육 혁신 모델을 세계와 공유하는 자리”라며 “지역과 세계를 잇는 상징적 공간인 제주에서 포럼이 열린 것도 매우 뜻깊다”고 말했다.
토마스 슈나이더(Thomas Schnedier) 아시아태평양대학연합(APRU) 사무총장은 환영사를 통해 “전례 없는 기술 발전과 글로벌 분열이 동시에 진행되는 전환기”라며 “교육 외교를 통해 아시아태평양 대학들이 공동의 해법을 모색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오석환 교육부 차관은 격려사에서 “RISE와 글로컬대학은 지역과 대학의 동반 성장을 이끄는 전략적 플랫폼이며, 이번 포럼이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글로벌 협력 기반을 넓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행사 마지막에는 태권도 공연단과 빛을 이용한 퍼포먼스가 어우러져 ‘지역과 함께 자라나는 대학’, ‘산업계와 손잡은 교육 혁신’, ‘세계로 뻗어가는 교육 공동체’ 등 제주의 교육 비전을 엘이디(LED) 조명과 영상으로 표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