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세계, 백화점 ‘공간 혁신’으로 경쟁력 UP…경기 침체에도 매출 5% 성장

2025-10-26

정유경 신세계 회장이 이달 30일 취임 1주년을 맞는 가운데 주력인 백화점의 경쟁력을 높이는 동시에 미래 먹거리 발굴에 속도를 낼 전망이다. 올해 신세계백화점 본점, 강남점 등에 ‘공간 혁신’을 선보인 데 이어 오프라인 공간의 새로움을 더하는 한편 뷰티, 패션 등에서 성과를 내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부진한 면세점과 패션 부문, 디지털 사업의 성과 창출은 향후 리더십의 또 다른 시험대가 될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6일 유통업계 및 증권가에 따르면 신세계의 올해 매출은 6조 8865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8% 증가할 전망이다. 영업이익은 0.4% 소폭 감소한 4750억 원을 기록할 것으로 보인다. 고물가와 경기 침체에도 비교적 선방했다는 분석이다. 정 회장은 신세계그룹이 지난해 10월 백화점과 이마트 부문으로 계열 분리를 선언하며 회장으로 승진해 ‘1970년대생 여성 총수’로서 경영 전면에 나섰다.

그가 일 년간 가장 공을 들인 분야는 본업인 백화점이다. 정 회장은 “디지털이 부상해도 보편적인 인간의 감성을 충족하는 오프라인 경험은 영원할 것”이라며 백화점의 ‘초대형화’를 추진했다. 대표적으로 신세계는 올해 4월 옛 제일은행 건물을 복원해 개관한 럭셔리 부티크 ‘더 헤리티지’와 내년 7월 공개 예정인 패션 식음료 중심의 신관 ‘디 에스테이트’를 본관(더 리저브)를 연결해 ‘타운화’하는 방안을 역점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강남점에는 지난해 2월 디저트 전문 매장인 ‘스위트 파크’, 6월엔 유명 레스토랑들을 모은 ‘하우스 오브 신세계’, 올해 8월 델리 전문관인 ‘프리미엄 델리’ 등을 선보이며 국내 최대 미식 식품 공간을 구축했다. 그 결과 강남점 식품관의 지난달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33.5% 증가했다.

지난 10년간 지역 1등 점포를 만드는데 주력한 정 회장의 다음 목표는 ‘차별화된 체험형 플랫폼’을 만드는 것이다. 강남점 거래액은 2년 연속 3조 원을 달성했고, 부산 지역 처음으로 센텀시티점의 거래액은 2년 연속 2조 원을 넘겼다. 앞으로 신세계는 광주신세계(2028년), 수서점(2029년), 송도점(2030년) 등 대형 리뉴얼 프로젝트를 추진할 방침이다.

온라인 영역 확장에도 공을 들였다. 8월 자체 쇼핑 플랫폼 ‘비욘드 신세계’를 선보이며 백화점 상품을 직접 구매할 수 있는 디지털 채널을 구축했다. 고소득층 고객을 대상으로 한 프리미엄 여행 브랜드 ‘비아신세계’를 론칭하며 백화점 서비스도 확장했다. 이는 그룹 전자상거래 계열사인 SSG닷컴에 의존하던 구조에서 벗어나 독자 경영 체제를 구축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자회사들도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며 성장의 발판을 만들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스위스퍼펙션’ ‘연작’ ‘어뮤즈’ 등 브랜드 라인업을 확장하며 K뷰티에서 글로벌 럭셔리까지 아우르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했다. 이 중 어뮤즈는 상반기에만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 인수 전 연 매출(368억 원)을 6개월 만에 달성했다.

반면 해결해야 할 과제도 산적해 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뷰티 부문의 선방에도 패션 부문이 부진을 거듭하며 2년째 매출, 영업이익이 모두 전년 대비 감소했다. 면세점 부문(신세계디에프)도 상반기 39억 원의 적자를 내며 고전 중이다. 이에 지난달 정 회장은 회장 취임 후 첫 정기 인사를 통해 전체 임원의 20%를 교체했다. 면세점에는 그룹 내 베테랑 경영인으로 평가받는 이석구 대표를 발탁해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지만, 구조적 업황 부진 및 인천공항과의 임대료 갈등 등은 쉽게 해결하기 어려울 거이란 전망이 지배적이다.

신세계와 이마트 간 계열 분리의 완전한 마무리도 또 다른 과제다. 정용진 회장의 이마트가 45.6%, 정유경 회장의 신세계가 24.4% 보유한 SSG닷컴 지분을 한쪽이 10% 미만으로 낮춰야 한다. 분리 이후 그룹의 정체성인 ‘신세계’라는 이름을 어느 쪽이 사용할 것인지도 최대 난제로 꼽힌다.

신세계 관계자는 “정유경 회장은 늘 명확한 경영 목표와 고객을 향한 끊임없는 고민이 새로운 성장의 기회를 창출한다고 강조해왔다”며 “앞으로도 축적된 노하우로 잘 할 수 있는 것에 집중하고, 조직의 역량을 모아 글로벌 리테일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초석을 다져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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