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약 계층을 위한 ‘건강 노화 식단’, 따로 있다

2025-02-01

한국이 초고령 사회로 진입하면서 단순히 수명을 연장하는 것에서 벗어나 건강수명을 늘리는 데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한국은 기대수명에서 놀라운 진전을 이뤘지만, 건강수명과의 격차는 여전히 큰 과제로 남아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2년 출생 한국인의 기대수명은 82.7년이지만, 건강수명은 65.8년에 불과하다. 약 17년 동안 질병과 함께 살아야 하는 것으로 예측된 것이다.

특히 이 격차는 소득 수준에 따라 더욱 극명하다. 보건복지부 분석 결과, 소득 상위 20%는 하위 20%보다 8년 더 건강히 사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취약 계층의 건강수명 불평등이 단순히 개인의 문제가 아닌 사회적 문제임을 보여주며 이에 대한 적극적인 개입이 필요함을 시사하고 있다.

건강수명에 영향을 미치는 주요 요인 중 하나인 만성질환의 발생 및 진행은 개인의 유전과 생활 습관에 따라 달라진다. 특히 생활 습관 중에서도 식생활이 어땠느냐에 따라 건강수명이 좌우된다. 이 때문에 만성질환을 예방하려면 연령에 맞는 건강한 식생활이 매우 중요하다.

하지만 취약 계층 노인의 경우 상대적으로 영양 불균형 식생활이 지속되면서 건강 악화 가능성이 증가하고, 궁극적으로는 기대수명도 단축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취약 계층을 위한 정밀 영양지침과 건강한 맞춤형 식단을 개발·보급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른바 ‘건강 노화’를 위한 식단에는 개인의 건강 상태에 맞춘 균형 잡힌 단백질 섭취, 만성 염증을 줄일 수 있는 항염 식품, 오메가-3가 풍부한 식품 및 덜 정제된 곡물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식단은 심장병, 당뇨, 비만, 고혈압과 같은 만성질환을 예방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식단 추천과 더불어 단순당과 정제당을 많이 함유하고 있는 가공식품이나 정크 푸드 섭취를 줄이는 것을 권장하고 있다.

건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기능성 식품도 대안이 될 수 있다. 홍삼, 프로바이오틱스, 녹차 추출물 등 대표적인 건강기능식품은 면역력 증진과 만성질환 예방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최근 항노화 물질을 찾고자 하는 연구도 진행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장내에서 폴리페놀이 분해될 때 생성되는 성분인 ‘우롤리틴 A’, 발효식품에서 생성되는 ‘스퍼미딘’, 그리고 잘 알려진 ‘커큐민’이나 ‘레스베라트롤’과 같은 성분은 노화 세포에서 미토콘드리아를 회복시켜 건강 노화에 도움을 주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다만 아쉽게도 기능성 식품이나 항노화 물질이 임상적으로 건강수명을 증진할 수 있다는 충분한 근거는 아직 부족하다.

한국식품연구원은 동물모델과 임상중재시험을 활용해 식단, 특정 영양소 및 생리활성 화합물이 노화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고 있으며, 이러한 과학적 데이터를 기반으로 건강 노화를 증진할 수 있는 식품을 설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이 같은 연구는 앞으로 노인들의 라이프 스타일 정보를 기반으로 한 식사 프로그램, 모바일 영양 서비스, 건강 교육, 생체신호 추적 등을 포함한 디지털 헬스 시스템 개발로 확대될 것이다.

건강 노화 식단의 개발과 보급이 국민 건강수명을 증진하고, 취약 계층에게는 활기찬 노년의 삶을 살 수 있도록 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 될 것으로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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