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가봉 축구대표팀 공격수 아론 부펜자가 중국에서 사망한 가운데, 그가 마약에 중독된 상태였다는 증언이 나왔다.
중국 포털 소후닷컴은 18일 가봉 매체 depeches241의 보도를 인용, 몇가지 충격적인 내부 이야기가 나왔다고 전했다. 이 매체는 부펜자의 팀 동료이자 룸메이트인 압둘과 인터뷰를 했는데, 부펜자가 웃음가스로 알려진 이산화질소를 과도하게 흡입해 사건 당일 정신적, 심리적으로 불안정했다고 보도했다.
부펜자는 16일 자신이 거주하는 아파트 11층에서 떨어져 28세의 나이로 사망했다. 신화통신은 “경찰이 현장 조사, 심문, 영상 분석 등을 통해 사망 원인은 아파트 발코니에서 추락한 것으로 확인했으며, 타살 가능성은 배제했다”고 전했다.
압둘은 인터뷰에서 “나는 3월부터 중국에 있었다. 부펜자는 하루 종일 웃음 풍선을 빨았다. 그럴 때마다 난 그를 꾸짖고, 하지 말라고 말렸다. 그러다 선수 생활이 망가질 수 있다고 얘기했다. 내 말을 듣지 않으면 함께 살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왜냐하면 나는 그에게 형제와 같기 때문”이라고 했다.

부펜자는 압둘의 이같은 말에 “넌 나에게 설교하려고 온 게 아니다. 난 돈이 충분하고, 문제가 생기면 내가 직접 해결하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압둘은 사건이 일어난 날 부펜자는 완전히 망상에 빠진 듯했다고 밝혔다. 그가 아파트 안에서 앞뒤로 왔다 갔다 하는 불안한 모습을 보여 그를 제지하기도 했으나 결국 사고를 막지 못했다고 전했다. 루마니아 매체 디지 스포츠는 부펜자가 사망하기 전날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아 정신과 의사를 만나게 해달라는 요청을 했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가봉 매체는 압둘의 말은 다른 목격자들의 진술과 일치한다고 전했다. 압둘은 경찰서로 가서 이같은 증언을 했으며, 경찰은 CCTV 등 영상을 증거로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부펜자의 에이전트는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부펜자를 애도하면서 선수들의 정신 건강 문제를 더 돌봐야 한다고 썼다.

1996년생인 부펜자는 자국 클럽 CF무나나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한 뒤 프랑스, 포르투갈, 튀르키예, 카타르,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등의 팀에서 뛰었다. 프랑스 보르도에서 뛸땐 황의조와 한솥밥을 먹기도 했다. 그는 튀르키예 하타이스포르 소속이던 2020-21시즌에는 쉬페르 리그 36경기에서 22골을 터트려 득점왕을 차지했다. 지난해 미국 FC 신시내티를 떠나 루마니아의 라피드 부쿠레슈티에서 잠시 뛴 부펜자는 올해부터 중국 슈퍼리그 저장 유니폼을 입고 활약 중이었다. 부펜자는 2016년부터 가봉 국가대표로도 활약하며 35경기에 출전해 8골을 넣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