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렇게 반응이 뜨거울 줄은 몰랐습니다.”
경기 화성 태안농협(조합장 김형규) 하나로마트에 근무하는 입사 2개월차 새내기 직원 송찬영 상품기획자(MD)는 요즘 뜻밖의 일로 분주한 나날을 보낸다. 5월9일 태안농협 공식 유튜브 채널인 ‘경기화성태안농협’에 자신이 만든 플레이리스트를 올린 게 시쳇말로 ‘대박’을 쳤기 때문이다.
이날 송 MD가 ‘마트에서 장보면서 과소비할 플레이리스트’라는 제목으로 팝송 모음 영상을 올리자 MZ세대(1980∼2000년대 초반에 태어난 세대)의 관심이 폭발하며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5월30일 기준 이 영상은 조회수 9만5000회를 기록했고 댓글도 390개나 달렸다.
송 MD는 “하나로마트를 젊은 사람, 특히 MZ세대와 온라인에 알리고 다른 지역 태안농협과 혼동하지 않도록 경기 화성 태안농협을 부각시켜 보고자 플레이리스트를 만들었다”고 밝혔다.
그는 “처음 아이디어를 냈을 때 농협 하나로마트 캐릭터인 ‘나로’를 활용하면 좋을 것 같다는 의견이 많아, 매장을 배경으로 입체감 있는 나로 캐릭터를 제작했다”고 설명했다.영상 제작은 챗GPT(지피티) 같은 공개 인공지능(AI)을 활용해 비용도 최소화했다.
‘마트에 수박바 사러 왔다가 수박 사는 플레이리스트’ ‘마트에서 장보다가 못 참아서 외적댄스 출 플레이리스트’ 등 매일 업로드되는 플레이리스트도 조회수와 댓글이 만만치 않다. 엉뚱하면서도 웃음을 자아내는 제목의 썸네일(미리보기 이미지)과 생동감 넘치는 나로의 움직임에 올리는 영상마다 화제를 모으고 있다.
채널 구독자수도 플레이리스트를 올린 지 2주 만에 6000여명 증가했다. 댓글은 ‘토끼를 보고 들어왔는데 농협 계정이어서 놀랍다’ ‘계정주가 진짜 농협인 게 너무 웃김… 언젠간 꼭 갈게요’ ‘내가 농협을 구독할 줄이야’ 등 의외라는 반응이 쏟아진다.
나로 캐릭터도 새롭게 주목받는다. 송 MD는 “‘나로 태어난 곳’이란 제목의 영상을 제작할 때 직접 나로 인형을 볼품없게 만들었는데도 구독자 반응이 좋았고 키링(열쇠고리) 같은 상품으로 만들어달라는 요청도 많다”고 말했다. 이에 태안농협은 나로 캐릭터를 굿즈(기념품)로 만들어 하나로마트 이벤트 등에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송 MD는 “플레이리스트 외에 요즘엔 쇼츠(짧은 영상)도 업로드하는 등 콘텐츠를 확대하고 있다”며 “유튜브 콘텐츠가 우리농산물 소비와 하나로마트 매출 확대로 이어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화성=최상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