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내부적 단절 구조부터 바꿔야…체질 개선 절실"

2025-11-12

건산연, 영국 사례로 본 한국 건설산업 혁신 로드맵 제시

英 7250억파운드 투자·NISTA 설립 등 통합체계 구축

한국 건설업 벤치마킹 제안

기술·인력·제도 개혁 병행 필요성 제기

[서울=뉴스핌] 정영희 기자 = 건설산업을 단순 시공업이 아닌 국가 혁신산업으로 재정립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왔다. 영국이 인프라 사업을 대하는 태도를 벤치마킹해 통합적 계획과 제도개혁을 통해 산업의 본질적 변화를 이끌어야 한다는 주장이다.

12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영국 인프라 10년 전략과 한국 건설산업 혁신 방향' 보고서에서 건설산업을 국가 목표 실현의 핵심 수단으로 재정립해야 한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영국의 인프라 전략을 벤치마킹해 한국 건설업계 혁신 시사점을 도출했다. 영국 정부는 인프라를 국가의 '경제 동맥'으로 규정하고 인프라 투자 부족을 생산성 저하의 핵심 원인으로 지목했다. 교통·에너지·수자원·디지털 인프라뿐 아니라 학교·병원 등 사회 인프라 전반을 포괄하는 10년 단위 장기 투자·관리 전략을 수립, 경제 성장 회복과 국민 삶의 질 향상을 추진 중이다.

영국은 올해부터 향후 10년간 최소 7250억파운드(한화 약 1351조원)를 인프라 투자에 투입할 계획이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평균 0.3%에 불과한 생산성 증가율과 490억 파운드(약 91조원)에 달하는 유지보수 적체 비용을 해소하기 위한 대규모 시스템 개혁이다. 단기 예산 중심이던 인프라 계획을 최대 10년 단위로 전환하고, 국가인프라전략청(NISTA)을 신설해 계획·집행·평가를 통합 관리한다.

영국 전략의 핵심 키워드는 '통합(Integration)'이다. 시간·공간·관리의 통합을 통해 정책의 일관성과 자원 활용 효율을 극대화하고, 계획의 장기 신뢰성을 높여 민간 참여를 유도하고 있다. 전략 실행을 위해 연금·보험 등 기관투자자 확대, 국립주택은행 등 공공금융기관 신설, 다양한 금융모델을 활용한 민간 자본 유치를 병행한다.

'계획 및 인프라 법안(Planning and Infrastructure Bill)' 제정으로 인허가 절차를 간소화하고, 인프라 평가 기준인 '그린북(Green Book)'을 개혁해 사회적·환경적 가치까지 반영하도록 추진 중이다. 10개 건설기술대학 신설과 디지털 건설방식 도입 의무화를 통해 인력 양성과 기술 고도화에도 나서고 있다.

한국 역시 성장률 둔화와 인프라 노후화라는 구조적 과제를 직면했다. 건설산업 또한 생산성과 성장성 저하, 인력난, 안전·품질·기후 대응 역량 부족, 기술 확산 지연 등으로 산업 기반이 약화되고 있다. 보고서는 영국의 인프라 전략을 토대로 한국 건설산업 혁신을 위한 세 가지 방향을 제시했다.

먼저 건설산업을 국가 목표 실현의 핵심 수단으로 재정립해야 함을 내세웠다. AI(인공지능) 강국 도약, 청정에너지 전환, 균형성장 등 국가 어젠다를 뒷받침하는 전략산업으로서 역할을 강화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성유경 건산연 연구위원은 "산업 내 단절된 구조를 통합해 비효율을 해소하고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한편 제도·규제 정비와 기술투자, 인력 확보를 통해 혁신 실행 자원을 사전에 준비해야 한다"며 "생애주기, 생산구조, 제도체계를 연결해 숨은 가치를 발굴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개혁·재원 확보·기술·인력 투자가 병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chulsoofriend@newspim.com

Menu

Kollo 를 통해 내 지역 속보, 범죄 뉴스, 비즈니스 뉴스, 스포츠 업데이트 및 한국 헤드라인을 휴대폰으로 직접 확인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