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뱅크 IPO '3수' 돌입…관건은 '카뱅' 주가 [시그널]

2025-05-20

케이뱅크가 상장 대표 주관사단을 재정비하고 기업공개(IPO)에 본격 돌입한다. 케이뱅크는 이미 두 차례 상장을 추진했다 철회했는데 매번 목표치보다 낮은 기관 수요가 문제가 됐다. 최근 대형 공모주 시장이 위축돼 수요를 확보하기 쉽지 않은 상황이지만, 재무적 투자자(FI)와의 약정으로 내년 상반기까지는 상장을 마쳐야 해 이번 IPO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관건은 추후 기업가치 산정 및 공모가 추산 과정서 비교군에 들 가능성이 높은 경쟁 기업 카카오뱅크의 주가다.

2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케이뱅크는 19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 다수에 입찰제안요청서(RFP)를 발송하고 상장 주관사단 재선정 작업에 착수했다. 케이뱅크의 IPO 추진은 이번이 세 번째로 2022년과 지난해 두 차례 상장에 도전했다가 수요 부진 등으로 고배를 마셨다. 2022년에는 NH투자증권·씨티그룹글로벌마켓증권·JP모건이 대표 주관사를 맡고 삼성증권이 공동 주관사로 이름을 올렸다. 두 번째 도전 때는 NH투자증권·KB증권·뱅크오브아메리카(BofA)가 주관사단을 꾸렸다.

케이뱅크의 세 번째 IPO 도전은 ‘속도전’으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된다. 과거 지분을 투자한 FI와의 약정 때문이다. 케이뱅크는 2021년 유상증자 과정에서 베인캐피털, MBK파트너스, MG새마을금고, JS프라이빗에쿼티, 컴투스 등 FI와 주주간 계약을 맺었다. 이 계약에 따라 케이뱅크가 2026년 7월까지 상장하지 않을 경우 FI는 동반매각청구권과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 이 경우 대주주 비씨카드의 재무 부담이 커질 수 있어 빠르게 상장을 마쳐야 한다.

관건은 경쟁 기업인 카카오뱅크의 주가 향방이다. IPO 추진 기업은 추정 기업가치와 희망 공모가 범위(밴드)를 산출해내는 과정에서 사업 유형과 규모 등이 비슷한 경쟁 기업을 기업가치 비교군(피어 그룹)으로 선정하게 된다. 비교군에 든 기업의 주가수익비율(PER)이나 EV(기업가치)/EBITDA(상각 전 영업이익) 배수에 따라 기업가치가 산정되는데 카카오뱅크 주가는 2021년 9만 4400원으로 최고점을 기록한 뒤 이날 종가 기준 2만 2250원까지 떨어져 있다. 카카오뱅크는 사업·규모의 유사성 등을 고려할 때 비교군에 포함될 가능성이 높다.

케이뱅크는 첫 IPO 도전 때 약 7조 원의 기업가치를 목표로 했고, 지난해에는 최대 5조 3000억 원의 가치를 인정받기를 원했다. 최근 기업가치 약 4조 원의 DN솔루션즈가 기관투자가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결과를 받아 상장 추진을 철회하는 등 대형 공모주 시장이 얼어붙은 상황이어서 이번 IPO 역시 쉽지 않을 수 있다. 다만 앞서 두 차례 한국거래소 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한 만큼 기업의 경쟁력과 안정성은 이미 입증된 상황이어서 시황이 회복되면 빠르게 IPO를 추진해 증시에 입성할 가능성이 남아 있다.

IB 업계 관계자는 “FI와의 약정을 고려하면 이번 상장 추진을 접기가 쉽지는 않을 것”이라며 “국내외 기관 투심이 회복돼야 원하는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수 있다고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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