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시를 바꾸는 기후테크③]“일회용 그만”…트래쉬버스터즈와 함께 '버리는 손' 혁명

2025-11-12

기후 변화의 위기가 현실로 다가오면서, 탄소중립과 지속 가능한 미래를 위한 혁신 기술이 더욱 주목받고 있다. 경기도와 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는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을 추진, 신기술을 통해 환경 문제를 해결할 잠재력을 지닌 스타트업들을 발굴하고 집중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올해 사업에는 △에이치에너지 △루츠랩 △리플라 △나인와트 △트래쉬버스터즈 등 5개 기업이 참여해 각각 재생에너지, 에너지 효율, 친환경 플라스틱, 폐기물 관리, 환경 데이터 분석 등 혁신적 솔루션을 제시할 예정이다.

이들 기업은 경기도의 기후 정책과 맞물려 지역 산업의 디지털 전환뿐 아니라 탄소 배출 감축에도 실질적인 기여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 사업은 선발된 스타트업에 맞춤형 투자와 사업화 자금 지원, 글로벌 진출 전략 수립 등 실질적인 성장 기반을 제공하며, 기후테크 분야의 경쟁력 강화를 도모한다. 특히 지역 내 다양한 산업과 협업을 통해 지속 가능한 산업 생태계를 조성하는 데 방점을 두고 있다.

전자신문은 이번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에 참여해 보유한 기술과 경기도 정책에 접목할 수 있는 기후위기 대응 솔루션을 제안한 기업을 만나본다.

매일 아침 경기 수원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직장인 김모(42)씨는 카페에서 바코드를 찍고 다회용컵을 받는다. 점심에는 사내 카페에서 샐러드와 파스타를 다회용 용기에 담아 먹고 층별 반납 스테이션에 뚜껑과 용기를 분리 투입한다. 외근 중에는 드라이브 스루에서도 다회용컵을 선택하고, 퇴근길에는 지하철 역사 반납함에 컵을 넣는다. 하루 종일 김씨가 한 일은 '받고·사용하고·반납하기'뿐이다. 뒤에서는 회수 차량이 컵을 세척센터로 옮겨 초고압·고온 세척→UV-C 살균→자동 건조를 거쳐 재포장되고 다음날 다시 매장 창고로 보낸다. '버리는 손'이 '반납하는 손'으로 바뀌자 일회용 쓰레기가 눈에 띄게 줄었다.

트래쉬버스터즈(대표 곽재원)는 다회용기 회수·세척·살균·재유통을 통합 운영하는 순환경제 기반 기후테크 기업이다. 전국 거점 세척 센터와 매장 내 소형 세척기·자동화 장비를 묶은 구독형 세척 서비스로 재사용 표준을 확산한다. 목표는 '버리는 편리함에서, 다시 쓰는 편리함으로'의 전환이다.

핵심은 80~120bar 초고압 분사, 65~85도 온수 세척, UV-C 살균, 자동 건조를 결합한 라인과 인공지능(AI) 비전 오염 감지, 사물인터넷(IoT) 모니터링이다. 용기 형태·오염도와 무관하게 균일 품질을 확보하고, 회수부터 재공급까지 데이터 추적이 가능하다. 매장에서는 반납량·세척 주기·재고를 한 화면으로 관리하고, 행사장에서는 이동식 반납 스테이션으로 회수 동선을 단순화한다.

사업 모델은 플랫폼 구독·장기 운영과 기업·지자체·프랜차이즈가 월 구독으로 회수·세척·물류를 이용하고, 매장 장비를 추가하면 현장 순환이 즉시 돌아간다. 사내 카페, 캠퍼스, 공공기관, 축제 등 대량 회전 현장에서 인건비, 폐기물 처리비를 함께 줄였다. 서울시 실증에서는 약 100만개 컵을 회수·세척해 회수율 95%, 탄소 40톤 감축을 기록했고, 공정 최적화로 세척 효율 25% 개선도 달성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기후테크 육성사업'의 실증 트랙에 참여해 대기업·지자체 대상 프로젝트를 수행하며 기술 신뢰성을 확보했다. 이 과정에서 정부·투자기관 네트워크를 통한 후속 투자 기회와 글로벌 전시 연계 성과를 얻었고, 실증 운영 결과 세척 효율을 25% 끌어올렸다.

외형도 커지고 있다. 트래쉬버스터즈는 중소벤처기업부 '아기유니콘', 환경부 '혁신 프리미어 1000'과 '중소 환경기업 사업화',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등에 선정됐고, 서울시 다회용컵 운영 공식 사업자로 활동 중이다. '세계 최초 다회용컵 세척 기술' 특허를 바탕으로 프랜차이즈와는 매장 내 세척기 공동개발을, 공공과는 지역 거점 세척 허브 구축을 병행한다. 구독 고객과 월간 세척 물량은 20% 안팎으로 늘고 있으며, B Corp·환경표지 인증 심사도 진행해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체계를 정비하고 있다.

해외 전략은 일본과 유럽을 1차 목표로 삼는다. CE·PSE 등 전기·식품위생 인증을 준비하고, 현지 파트너와 장비 딜러십·서비스 라이선스를 병행해 2025년 하반기 수출을 본격화할 계획이다. 공항·캠퍼스·대형 이벤트 등 회전율이 높은 거점에서 위생·비용·편의성을 동시에 입증해 시장 안착을 노린다.

경쟁력은 △3차원(3D) 노즐·초고압으로 균일 세척 △UV·고온 건조로 식품위생 수준 살균 △AI·IoT로 운영 효율 극대화 △모든 과정 데이터 투명성을 확보하고, 대기업·지자체 실증과 전국 거점의 규모의 경제로 진입장벽을 구축한다.

곽재원 대표는 “일회용을 다회용으로 바꾸는 기술·데이터·운영 표준을 통합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라며 “기업과 시민이 '받고·사용하고·반납'만으로 참여하는 생활형 순환 시스템을 넓혀 국내외에서 감축 효과와 수익성을 함께 증명하겠다”고 말했다.

트래쉬버스터즈와 같이 '대한민국 대표 기후테크 스타트업'과 이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인 '경기도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기후테크 스타트업 육성사업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공동기획:경기창조경제혁신센터·전자신문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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