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DC서 순찰중이던 연방요원에 샌드위치 던진 남성 기소

2025-08-14

도심 임시 검문소 주변 모여든 시민들 "헌법 읽어보라"며 야유

연방정부의 워싱턴DC 치안 직할통제 점차 확대…반발 이어져

[워싱턴=뉴스핌] 박정우 특파원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노숙인 퇴거와 중범죄 척결을 빌미로 주 방위군과 연방정부 요원을 투입해 수도인 워싱턴DC의 치안 직접 통제에 나서면서 주민들의 반발이 이어지고 있다. 연방정부의 워싱턴DC 치안 직할 통제를 둘러싼 논란이 점차 더 커질 전망이다.

14일(현지시간) 워싱턴포스트(WP)는 국토안보부, FBI가 경찰과 합동으로 전 날 밤 8시께 워싱턴DC 북서지구에서 임시 검문에 돌입했다고 보도했다. 불법 체류자 단속을 염두에 둔 듯 이민세관단속국(ICE) 소속 요원이 포함된 검문 인력은 차량을 세운 뒤 운전자를 상대로 검문에 나섰다.

20명 규모의 요원들은 운전자에게 이민 신분을 묻는 등 불법 체류 여부를 확인했다. 하지만 2시간 가량 진행된 검문에서 주로 안전벨트 미착용, 차량 미등 파손 등을 적발하는데 그쳤다.

이 과정에서 검문소 주변에 모여있던 주민 100여 명이 단속 요원을 향해 소리를 지르며 거세게 항의하기도 했다고 WP는 전했다. 주민들은 요원들을 향해 "헌법을 읽어봐라" "집으로 돌아가라, 파시스트들아"라고 야유하며 연방기관의 도심 치안 통제에 강한 거부감을 표출했다.

앞서 제닌 피로 워싱턴DC 연방 검사장은 시내에서 순찰중이던 경찰과 연방 요원들을 향해 샌드위치를 던진 30대 남성을 중범죄로 기소했다고 전날(13일) 밝혔다. 워싱턴DC에 거주하는 션 찰스 던(37세)으로 알려진 이 남성은 지난 일요일 밤 11시께 시내 도심 교차로 인근에서 길을 건너던 교통경찰과 세관국경보호국(CBP) 요원들을 향해 욕설과 함께 서브웨이 샌드위치를 던진 혐의다.

사회관계망서비스에 올라온 당시 영상에는 이 남성이 한 손에 포장된 샌드위치를 든채 한 무리의 요원들을 향해 수차례 "엿 먹어라"는 욕설과 함께 "부끄러운 줄 알아라, 파시스트들"이라고 외치는 모습이 담겼다. 이후 한 경찰관에게 다가가 고성과 함께 가슴에 샌드위치를 던지고 달아났던 이 남성은 추격 끝에 체포됐고 샌드위치를 던진 사실을 인정했다.

피로 검사장은 X에 올린 영상에서 "그는 샌드위치를 던질땐 재미있다고 생각했겠지만 오늘은 아닐 것이다. 왜냐하면 경찰관을 폭행한 중범죄 혐의로 기소했기 때문이다"고 덧붙였다. 사건은 트럼프 대통령이 워싱턴DC 경찰을 연방정부 통제 아래 두고 800명의 주 방위군을 배치한다고 발표하기 바로 전날 발생했다.

뉴욕타임스(NYT)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사건 이후 온라인상에는 이 남성의 행동을 두고 '우리의 영웅'이라는 글이 올라오는 등 그를 옹호하는 반응이 주를 이뤘다. 또 이번 영상이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 요원을 도심 치안에 투입한 데 대한 워싱턴 DC 주민들의 반발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례가 됐다고 짚었다.

dczoomin@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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