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즉석밥 수출 10년간 1309% 폭증했지만 주 원료는 ‘미국 쌀’

2025-10-17

임미애 의원, “수출 가공식품 국산 비중은 31.9%에 불과”

최근 K-푸드의 인기에 힘입어 즉석밥 수출실적도 수직상승하고 있지만 주 원료는 국내산 쌀이 아닌 미국산 쌀이었다. 또한 수출가공식품 국산 농수축산물 사용 비중은 2023년 기준 31.9%에 불과한 것으로 드러났다.

임미애 의원(비례대표,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에게 제출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 자료에 따르면 2015년부터 2024년까지 즉석밥 수출실적은 중량 기준으로 연평균 34.2%, 금액 기준으로는 33.4%씩 증가했다. 지난 10년 동안 규모는 2100톤에서 2만9600톤으로 무려 1309.5% 증가했고 수출금액은 640만 달러에서 8540만 달러로 1234.4% 증가했다.

즉석밥 수출은 미국 시장에 대한 의존도가 가장 높다. 2024년 기준으로 미국은 전체 수출 중량의 80.4%, 수출 금액의 76.9%를 차지할 정도로 수출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그러나 미국 수출용 즉석밥에는 국내산 쌀대신 미국산 쌀을 사용하고 있었다.

임미애 의원실 조사에 따르면 해외 수출실적 1, 2위를 다투는 대기업의 수출용 즉석밥은 국내산쌀을 사용하지 않고 미국의 캘리포니아산 중립종인 칼로스 쌀을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식품기업들은 주로 TRO(저율관세할당물량) 수입쌀을 통해 미국 쌀을 구입한다.

업계에 따르면 미국 수출용 즉석밥에 국내산 쌀보다 미국산을 사용하는 이유는 양국의 농약잔류기준 제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국내에서는 사용이 허용된 농약 성분이 미국 기준으로는 ‘불검출’돼야 하는 등 국내산 쌀이 미국 농약 잔류허용 기준을 맞추기 어려운 현실적 제약 때문이었다. 국내 쌀에 잔류 기준이 설정된 농약 175개 중에 미국에서 불검출 기준을 적용하는 농약은 총 107에 달한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미국수출용 쌀 전문단지를 조성해서 미국의 농약관리에 부합한 재배방식으로 관리하고 물류유통단계도 감축해 가격경쟁력 확보를 통해 국내쌀이 미국수출용 즉석밥에 사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또한 임 의원은 주무 기관인 aT에 대해 “K-푸드 수출과 국산 농산물 사용의 연계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aT가 지난달 16일 ‘K-푸드 식품영토 확장’을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는데, 행사장에 마련된 전시 부스에 대기업이 미국산 쌀로 만든 즉석밥을 전시해 놓았다. K-푸드의 성과를 홍보하면서 정작 국산 농산물이 없는 제품을 홍보하는 모순적인 행태를 보였다는 것이다.

임 의원은 “국내농산물 수출확대를 추진하겠다는 aT 행사에 미국산 쌀 상품을 전시하는 것은 K-푸드의 성과를 자랑하면서 정작 우리 농산물은 외면하는 정책의 모순을 드러낸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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