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이 아내 이름으로 또 투표"…日 사전투표 부정선거 논란

2025-07-20

20일 참의원 선거가 치러지고 있는 일본에서 부정선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지난 18일 일본 사이타마현 사이타마시의 오미야구청에 마련된 사전투표소에서 30대 남성이 먼저 자신의 이름으로 투표를 마친 뒤, 아내의 이름으로 다시 투표하는 일이 벌어졌다. 일본 참의원 선거는 1인당 선거구와 비례대표, 총 2표를 행사하는 방식인데, 남성은 아내의 몫까지 총 4표를 행사했다.

남성은 "일 때문에 투표에 참여할 수 없는 아내가 '대신 투표를 해 달라'고 부탁했다"고 주장했다. 요미우리신문은 "당초 사전 투표소 직원이 본인 확인을 충분히 하지 못했고, 남성이 투표를 모두 마친 뒤에야 사태를 파악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투표할 때 운전면허증 등 얼굴 사진이 있는 서류를 통한 본인 확인이 의무화 돼 있지 않다. 신문에 따르면 선관위는 남성이 행사한 4표를 특정하지 못해 모두 유효표 처리했다.

일본에서는 참의원 선거를 한 달 여 앞두고 지난달부터 소셜미디어(SNS)를 중심으로 사전투표 부정선거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는 주로 일본의 특이한 선거 방식에서 비롯된 것이다. 일본에서는 투표할 때 연필을 사용할 수 있고, 필기구로 정당명이나 후보자 이름을 직접 적어야 하는데, 이와 관련 일본 SNS에는 "연필로 기표하면 나중에 (개표 과정에서) 지우개로 지울 수 있으니 본인 볼펜을 지참하라" "부정선거를 피하기 위해 사전투표를 하지 말고 본 투표 당일에 하라"는 등의 게시물이 잇따라 올라왔다.

마이니치신문에 따르면 지난달엔 도쿄에서 부정선거를 주장하는 시위가 열렸는데 이 시위에선 "중국 스파이들이 투표소에 침입하고 있다"는 근거 없는 주장까지 제기됐다.

선거당국 "부정선거, 근거 없는 허위 주장"

이에 대해 일본 선거당국은 "부정선거 주장은 근거 없는 허위 주장"이라고 일축했다. 행정 오류는 일부 있을 수 있지만, 선거관리시스템 상 부정선거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는 입장이다.

일본 총무성에 따르면 사전투표 첫 날 가장 먼저 투표소를 방문한 유권자가 투표함 내부를 확인해 아무 것도 들어있지 않은지 확인한 뒤 자물쇠 2개로 투표함을 잠근다. 사전투표가 끝나면 추가로 투표 용지를 넣을 수 없도록 투표함 입구에 또 다른 자물쇠를 채운다. 이들 자물쇠의 열쇠는 잠금장치가 있는 별도의 장소에 따로 보관되며, 개표 시작 시 참관인이 보는 가운데 열쇠가 든 봉투가 개봉된다.

일본 당국은 또한 연필로 인한 부정선거 가능성에도 선을 그었다. 도쿄 세타가야구 선거관리위원회 측은 NHK에 "투표용지는 일반 종이가 아닌 플라스틱 소재의 합성지인 '유포지'로, 기입된 글자가 잘 지워지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오히려 볼펜을 사용할 경우 번질 우려가 더 커서, 연필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참의원 선거는 지난해 10월 취임한 이시바 시게루 총리 체제에 대한 중간평가 성격으로서 집권 자민당과 연정 공명당이 과반 의석(124석)을 확보하는지 여부가 관건이다.

총무성에 따르면 이번 참의원 선거의 사전 투표자 수는 지난 18일 기준 2145만220명으로 역대 최다이다. 19일까지 진행된 총 사전 투표자 수는 아직 집계되지 않았다. 본 투표는 20일 오후 8시에 종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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