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의 첫사랑’ 소설속 장소를 가다

2025-01-20

튀빙겐 대학에 이어 우리는 무료 특급열차 승차권을 이용해 라인 강안의 평원과 네카르(Neckar) 강을 끼고 있는 고색이 창연한 도시 ‘하이델베르크’(Heidelberg)를 방문했다.

명문 하이델베르크 대학교을 방문해 강의실을 둘러보던 중 한 교수를 만나 하이델베르크 대학과 그곳의 학문에 관해 여러 이야기를 나눌 수가 있었다. 대화를 하면서 그곳은 현대사가 중심이 아니라 그 이전 시대를 더 중요시하고 있음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옛날에는 이곳에 유명한 하이델베르크 대학교가 있어 서남 독일이 독일 학문의 중심지 역할을 했으나, 오늘날에 이르러서는 그 중심이 북독일로 옮겨갔다는 것도 확인할 수 있었다.

대학 바로 앞에는 많은 관광객으로 붐비는 <황태자의 첫사랑>의 주 무대였던 레스토랑이 있었고 잘 정돈된 도로 양 옆에는 관광 상품 가게들이 즐비하게 늘어서 있었는데, 필자와 안사람은 이곳저곳을 둘러보고 방문 기념으로 주석으로 된 술잔 두 개를 샀다.

그리고 시간을 절약하기 위해 곧바로 옛 유적, 유물이 많아 항시 관광객이 북적대는 ‘인근의 제법 높은 산’을 리프트를 이용해 올라갔다.

역시 방문객이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오래된 유적들이 여기저기 산재해 있었고, 먼 앞을 내다보니 넓은 평원과 여러 갈래의 파란 네카르(Neckar) 강이 시야에 들어왔다.

유학을 가기 전 독일어를 공부하기 위해 일반적으로 읽는 책으로 필자와 안사람이 열심히 읽었던 <황태자의 첫사랑>이 떠올랐다.

춥고 우울한 북독일의 영주 아들이 엄격한 궁중 생활을 뒤로하고 낭만적인 남부의 아름다운 대학 도시 하이델베르크에서 순박하고 매력이 넘치는 하녀 카티(Katie)를 만나 사랑하고 대학 생활을 만끽하는 모습을 현지에서 직접 떠올려 보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인상적인 체험이었다.

그리고 쉬운 일은 아니었지만, 소설에 나오는 당시의 풍습, 다양한 생활 모습, 로맨틱한 대학생들의 생활을 아직도 옛것이 많이 남아있는 그곳에서 잠시 상상해 보았다.

이규하 <전북대학교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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