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 앞으로 다가온 22대 국회 첫 국정감사…역대 국감 스타는

2024-10-05

노무현·이해찬·이상수, 참담한 노동현실 고발하며 국감 스타 떠올라

정유사 폭리·쇠고기 청문회 조경태, 사립유치원 비리 박용진

폭언·고함보다 논리와 팩트에 주목, '사람에 충성 않는다' 윤 대통령도

[서울=뉴스핌] 채송무 김가희 기자 = 오는 7일부터 22대 국회의 첫 국정감사가 시작된다. 국회의원과 보좌진들이 밤을 지새우며 정부를 상대로 한 질의를 준비하고 있는 가운데 이번 국감에서도 이른바 '스타 정치인'이 나올지 관심이 뜨겁다.

역대 국감에서는 팩트를 바탕으로 날카로운 논리로 정부의 실책을 이끈 의원들이 '국감 스타'가 돼 부각됐다. 이들은 높아진 인지도를 바탕으로 이후 당의 중진급 인사로 부각되거나 대선주자급 인사로 맹활약했다.

대표적인 국감 스타가 노무현 전 대통령이다. 1988년 통일민주당 초선 의원이었던 노무현 당시 의원은 이해찬·이상수 의원과 함께 짝을 이뤄 당시 처참한 우리의 노동현실에 대해 폭로하면서 국감 스타로 떠올랐다.

이 세 의원은 보좌진이 현장에 직접 가서 조사를 하고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한 덕분에 장관에게 호통을 치지 않고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질의를 이끌어갔다.

특히 노 전 대통령은 전두환 정권의 정경유착 비리를 규명하기 위한 국회 청문회에서 맹활약했다. 무성의한 답변으로 일관하던 전두환 전 대통령을 향해 노 전 대통령이 자신의 명패를 집어 던진 사건은 많은 비판을 받았지만, 국민의 공감대를 얻었다.

야당측 증인으로 나온 정주영 현대그룹 회장으로부터는 "칼 든 강도에게 빼앗겼다"는 증언을 이끌어냈다. 이같은 증언으로 그는 전국적인 스타 의원으로 떠올랐다.

국감은 정부의 한 해를 감시하고 견제하는 대표적 장치인 만큼 역대로 야당 의원들이 국감 스타로 발굴되고는 했다.

현재 국민의힘 소속 조경태 의원은 18대 국회에서는 민주당 소속으로 정유사의 폭리 문제를 제기하며 관심을 끌었다. "최근 경제가 어려운 상황에서 유독 고환율·고유가에도 폭리를 취하는 기업들이 있다. 국내 정유 4사를 국민의 이름으로 심판해야 한다"고 한 조 의원의 발언은 당시 화제가 됐다.

조 의원은 이후 야당 의원으로 참석한 쇠고기 청문회에서는 날카로운 질문으로 '조포스'라는 별명을 얻으며 국감 스타로 떠올랐다.

19대 국회에서는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이 가습기 살균제 피해에 대해 날카로운 질문을 이어가며 '일당백'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했고,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김성식 국민의당 의원이 수출입 은행이 대우조선해양에 출자전환하는 것은 위법이라고 주장해 눈길을 끌었다.

이들은 기관장에게 모욕주기나 소리지르기가 아닌 미리 나와 준비한 자료를 하나하나 체크하고 국감이 끝나는 시간까지 검토를 계속하는 성실한 모습으로 눈길을 사로잡았다.

여야간 정쟁이 격화되면 국감 스타가 나오기 어렵다. 총력 방어전에 나서는 여당이나 정치 논리로 공격을 하는 야당 간에 국민의 공감을 얻는 의원이 나오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러나 여야 정쟁이 격화된 과정에서도 정책을 바탕으로 주목 받는 의원은 있었다. 2018년 국정감사의 최대이슈인 사립유치원 비리 문제를 이끌어낸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 소속 박용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그랬다.

그는 국정감사에서 2013년부터 5년간 17개 시도교육청 감사에 적발된 유치원의 비리가 총 5951건이며 액수는 269건에 이른다고 폭로하며 이후 유치원 3법 처리에 나섰다. 박 의원은 이 해 대표적인 국감 스타로 떠올랐다.

유민봉 자유한국당 의원은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국감에서 서울시 산하 서울교통공사가 정규직 전환 과정에서 임직원 친인척을 대거 채용했다고 폭로했다. 자유한국당은 모든 공공기관 채용 비리에 관한 감사원 감사 약속을 이끌어냈고, 대표적인 이슈를 발굴한 유 의원은 국감 스타로 떠올랐다.

국감에서는 의원들 외에 스타도 출현한다. 윤석열 대통령은 박근혜 정부시절인 2013년 국정원의 댓글조작 대선 개입 의혹 사건 수사팀장으로 국정감사에 출석해 윗선의 수사 외압을 폭로하는 과정에서 "저는 사람에게 충성하지 않는다"고 해 국민에게 깊은 인상을 줬다.

윤 대통령은 이때의 전국적인 인지도를 바탕으로 문재인 정부에서 서울중앙지검장, 검찰총장을 거쳐 대통령으로 당선됐다.

22대 첫 국감에서도 여러 의원들이 국감 스타에 도전한다. 지나친 기업 경영자 증인 채택 논란이나 과도한 자료요구 등에 대한 비판은 이번 국감을 앞두고도 나왔다. 그러나 부족한 시간과 한정된 정보 속에서 정부를 견제하려는 의원들의 노력은 평가받을 만하다.

다음 주부터 시작될 국감에서 차분한 논리와 팩트를 바탕으로 정부의 실책을 지적하고, 국민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는 스타 정치인이 탄생할지 주목된다.

dedanhi@newspi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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