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을 지도하며 ‘현대전’과 ‘우리 식의 새 전법’을 강조했다. 특히 수풀 등으로 위장한 군인들을 직접 격려했는데, 러시아에 파병된 북한군 상당수가 우크라이나의 드론 공격으로 숨지거나 다친 가운데 이런 경험을 ‘한반도 맞춤형’ 드론전 대비에 활용하려 하는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북한 노동신문 등은 김정은이 전날 인민군 특수작전부대들의 훈련기지를 방문해 종합훈련을 지도했다고 보도했다. 매체들에 따르면 김정은은 종합전술훈련과 저격 무기 사격경기 등을 지켜보고 “싸움 준비 완성이 국가와 인민에 대한 제일가는 애국심이고 충성심”이라고 강조했다.
김정은은 “전쟁마당에서 승리를 담보하는 실전능력은 강도 높은 훈련 속에서 다져진다”며 “모든 관병들이 하나의 몸이 되고 하나의 사상, 하나의 뜻으로 어깨겯고 싸우는 강한 군대로 만드는 것을 군건설의 핵심목표로 틀어쥐고 나갈 것”을 당부했다. “특수작전무력을 강화하는 것은 현시기 우리 군건설전략의 주요구성 부문”이라면서다.

특히 매체들은 이번 훈련이 “현대전의 발전양상과 변화추이에 맞게 특수작전무력강화를 위한 우리 식의 새로운 전법과 방법론을 부단히 탐구적용하고 실용적인 실전훈련과정을 통해 숙달”시키기 위해 진행됐다고 소개했다.
군 안팎에서는 이를 두고 북한이 한반도 상황에 맞는 드론전 대비 전술을 발전시키려는 것일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동참모본부와 우크라이나 정보 당국은 1차 파병 북한군 1만 1000여명 중 3분의1이 넘는 4000여명이 죽거나 다친 것으로 파악하는데, 이 중 상당수가 드론 공격에 희생됐다. 이에 북한군 장병들이 조를 이뤄 한 쪽에서는 드론을 유인하고 다른 쪽에서는 소총으로 격추를 시도하는 방법을 고안하는 등 궁여지책 마련에 나선 게 외신 등을 통해 공개되기도 했다.
이와 관련, 이날 북한 매체들을 통해 공개된 사진을 보면 김정은이 현지 지도를 하는 과정에서 머리부터 발끝까지 수풀로 위장한 특수부대원들을 만져보는 등 관심을 표했다. 이들은 소총까지 지푸라기 등으로 감싸 육안으로는 주변 수풀과 식별이 잘 되지 않는 모습이었다.

이는 드론 공격을 피하기 위한 목적으로 보인다. 특히 이런 수풀 은폐 전략이 주로 개활지 환경인 우크라이나 전장에서는 큰 소용이 없다는 점을 고려하면, 북한의 목적은 산악지가 주를 이루는 한반도 전장을 상정한 대드론전 대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 단순히 수풀만 이용해 위장하는 것은 광학 카메라를 장착한 드론의 눈은 속일 수 있지만, 열 적외선 감지 방식을 쓰는 열화상(TOD) 장비 장착 우크라이나 드론에는 큰 효과를 볼 수 없다.
조상근 KAIST 국가미래전략기술정책연구소 연구부교수는 “수풀 속 북한군이 드론을 회피하기 위한 열차단 기능이 있는 위장복도 도입했는지 여부가 관건이 될 수 있다”며 “우리 군은 우크라이나군처럼 소대급까지 열화상 드론 등이 보급되어 있진 않다는 점에서도 북한군의 움직임은 충분히 위협적”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