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고 앞두고는 페이스북에 돌연 '감성글'
"혜경아 미안하다, 사랑한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배우자 김혜경 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은 데 대해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4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 씨는 20대 대선 당내 경선 당시 민주당 전·현직 의원 배우자 등에게 경기도청 법인카드로 식사를 제공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오후 수원지법 형사13부(부장판사 박정호)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씨의 선고공판에서 벌금 150만원을 선고했다.
이와 관련 이재명 대표는 국회에서 본회의 후 취재진을 만나 "매우 아쉽다"며 "항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김 씨의 1심 선고에 이어, 이 대표도 이튿날인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다만 이 대표는 '국민의힘이 민주당이 (15일 서울중앙지법에) 의원 총동원령을 내렸다고 비판하고 있는 것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는 묵묵부답했다. '1심 선고가 예정된 데 따른 한마디'를 요청하는 질문에도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이날 이 대표는 김 씨의 1심 선고를 앞두고 페이스북에 돌연 감성 메시지를 남기기도 했다. 이에 민주당 내에서는 이 대표 보라는 듯 "힘내시라"며 응원 물결도 이어지고 있다.
이 대표는 '법정으로 향하는 아내'란 제목의 글에서 "언젠가, 젊은 시절 가난하고 무심해서 못해준 반지 꼭 해 줄게. 귀하게 자라 순하고 착한 당신에게, 고통과 불행만 잔뜩 안겨 준 내가 할 수 있는 말인지는 모르겠지만, 혜경아 사랑한다"고 했다.
또 "가난한 청년변호사와 평생을 약속하고 생면부지 성남으로 와 팔자에 없던 월세살이를 시작한 25살 아가씨. 먹고살기도 어려운데 인권운동 시민운동 한다며 나대는 남편을 보며 험한 미래를 조금은 예상했겠지만 세상사람들이 다 지켜보는 가운데 훼술레(회술레)를 당할 줄은 꿈에도 몰랐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김 씨를 향해 "미안하다.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 사랑한다"는 말도 덧붙였다.
이 대표가 이 같은 공개 메시지를 올리자 민주당 의원들은 잇따라 호응했다.
박홍근 의원은 페이스북 댓글로 "대표의 진심과 애틋함이 담긴 글에 먹먹해진다"며 "사모도 대표도 끝내 잘 이겨내실 것이다. 국민의 양식과 역사의 진보를 믿고 부디 기운 내라"라고 적었다. 지난 대선 당시 배우자실장을 지냈던 당대표 비서실장 이해식 의원도 "'혜경아'에 눈물이 터진다. 힘내시라", 김문수 의원도 "힘내세요"라는 내용의 댓글을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