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베네수엘라 관련 선박을 나포하고 카리브해에 전력을 대거 배치하며 위협을 이어가자,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이 이를 빌미로 반대 세력을 탄압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5일(현지시간) 국내외 감시 단체들이 최근 베네수엘라 당국이 미국의 위협을 이용해 정부 반대 세력을 억압하는 것에 관해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휴먼라이츠워치 연구원인 마르티나 라피도 라고치노는 “마두로 정권이 미국의 압력을 핑계로 군대를 배치하고, 정권 비판자들을 반역자로 낙인찍어 수십명의 반체제 인사들을 체포했다”고 말했다.
휴먼라이츠워치는 지난 9월 외부와 접촉이 차단된 채 베네수엘라 정부에 의해 구금된 사례 19건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베네수엘라 당국은 야당 인사인 알프레도 디아스 전 누에바에스파르타 주지사가 투옥 1년여 만에 사망했음을 시인하기도 했다.
지난 23일 베네수엘라 국회는 베네수엘라산 석유를 실은 선박을 나포하려는 미국의 작전을 선동, 지원하거나 옹호하는 자에게 최대 징역 20년형을 부과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볼커 튀르크 유엔 인권최고대표는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베네수엘라에서) 시민사회 공간에 관한 탄압이 강화돼 국민의 자유가 억압받고 있다”며 “언론인, 인권 옹호자, 야권 인사, 인도주의 활동가까지 자신의 직무를 수행했다는 이유만으로 위협과 괴롭힘뿐만 아니라 구금 위험에 직면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마두로 정부는 정치 지도자와 활동가뿐만 아니라 일반 시민들도 구금하는 등 권위주의적 행태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65세 의사인 마르기 오로스코는 베네수엘라 정치 위기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는 메시지를 공유했다는 이유로 체포됐으며 지난달 30년형을 선고받았다. 마두로 정부에 의해 구금된 10대 청소년은 최소 5명이다.
데이비드 스밀드 툴레인대 사회학과 교수는 베네수엘라 정부의 최근 행태에 관해 “(미국의) 군사 작전이라는 매우 현실적인 위협이 있을 때 당연히 그것이 핑계로 사용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마두로 대통령은 지난해 치러진 대선에서 부정선거 논란에도 불구하고 취임 후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당시 대선 결과에 불복한 시민들이 반정부 시위를 벌이자 베네수엘라 당국은 약 2400명을 체포했다. 정부가 시위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28명이 숨졌다. 인권단체 포로페날에 따르면 현재까지도 정부에 의해 구금된 정치범은 905명에 달한다.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정권 퇴진을 압박하며 카리브해에 군함을 배치하고 해상 봉쇄를 감행하는 등 군사적 위협을 강화하고 있다. 미 당국은 지난 9월부터 남미 해역에서 최소 29척의 선박을 공격해 최소 105명을 사살했다. 이달 들어서는 베네수엘라 관련 선박을 두 척 나포했으며 지난 21일 추가로 한 척의 유조선 ‘벨라1’을 나포하려 시도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이날도 공해상에서 벨라1에 관한 강제 나포를 위해 작전에 착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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