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이 맘대로 세상 떠난 뒤…가족과 집주인에 벌어질 일

2024-11-25

아파트 입구에 들어서니 우편함이 보였다.

몇 호인지 다시 안 찾아봐도 의뢰받은 집은 한눈에 알 수 있었다.

우편물이 가득 쌓여 곧 터져 나올 지경의 우편함.

거기다.

의뢰인의 아들이 죽은 곳은.

여러 종류의 신용정보회사 우편물.

관리비 미납 고지서.

체납 세금 독촉장.

그 작은 함에 돈 소리가 쟁쟁했다.

절로 나오는 한숨을 삼키고 엘리베이터를 눌렀다.

“현관문 열어놓으면 안 됩니다.

웬만하면 한 번에 짐을 빼고 문을 빨리 닫읍시다.”

함께 간 직원에게 하는 지시인지, 나에 대한 다짐인지.

엘리베이터가 올라가는 동안 중얼거렸다.

3주 만에 발견된 현장이었다.

각오를 좀 해야 했다.

현관문을 열자마자 소독기 버튼부터 눌렀다.

“문 닫아요!”

범죄자 소굴에 연막탄을 터뜨리고 진격하듯 퇴로도 막았다.

시취 위로 소독약이 하얗게 내려앉는다.

집 안엔 금세 뿌연 연무가 가득하다.

나는 그 사이로 총을 겨누듯 사람이 살았던 흔적을 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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