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유통업계가 ‘VIB(Very Important Baby)’ 영유아 소비자 모시기에 분주하다. 저출산으로 온 가족이 아이 한 명을 위해 많은 지출을 아끼지 않는 풍조가 확산되면서다. 아동복, 완구 등 기존 영유아 제품을 넘어 키즈 전용 스낵·라면까지 상품군이 확대되고 있다.

롯데백화점 인천점은 지난 1년여 간 3층 키즈관을 리뉴얼한 끝에 약 1000평 규모 프리미엄 키즈관 ‘킨더유니버스’로 새롭게 개장했다고 10일 밝혔다. 스트리트 감성의 ‘브라운브레스키즈’, 유럽풍 디자인의 ‘베네베네’, 글로벌 브랜드 ‘나이키키즈’와 ‘마리떼키즈’ 등 30개 유아동 브랜드를 유치하고 키즈 고객을 위한 안락하고 따뜻한 색감의 인테리어를 적용했다.
키즈관에 특별히 공들인 이유는 관련 제품 매출 자체가 큰 데다 연계 구매율도 높기 때문이다. 롯데백화점에 따르면 인천점에서 키즈 제품을 구매한 고객 10명 중 9명은 다른 상품군에서도 제품을 추가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키즈 고객은 현재뿐 아니라 미래의 주요 고객”이라며 “상권 내 잠재 수요를 확보할 수 있는 작업이기 때문에 고객 경험 혁신에 중점을 두고 키즈관 리뉴얼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4월 문을 연 빕스 은평롯데점은 1년 만에 누적 방문객 수 14만명을 넘기며 전국 최상위권 매출을 기록 중이다. 250석 매장 내 일부 공간에 ‘키즈 프렌들리’ 인테리어를 적용한 덕분이다. 놀이공원 분위기의 키즈룸과 어린이를 위한 포토월, 아기 침대가 있는 패밀리룸 등을 마련하고 츄러스, 구슬아이스크림, 소떡소떡 등 키즈 메뉴를 제공했다. CJ푸드빌 관계자는 “어린이 친화적인 공간과 메뉴, 서비스 요소를 반영하며 영유아 가족 수요를 공략한 것이 주효했다”고 설명했다.

어린이 고객만을 겨냥한 식음료 상품도 늘고 있다. 하림의 어린이식 브랜드 ‘푸디버디’는 자연재료를 활용해 나트륨 함량을 낮춘 어린이 라면을 잇따라 출시하고 있다. 지난달에는 레드비트로 색을 낸 건면과 꽃 어묵을 넣은 ‘핑크퐁당라면’을 선보였다. 이 제품은 지난해 11월 30만개 한정으로 내놓은 제품이었다. 하지만 출시 한 달 만에 동이 나는 등 인기를 얻어 정식 제품으로 출시됐다.

편의점 업계에서도 VIB 모시기에 한창이다. BGF리테일이 운영하는 편의점 CU는 이날 2~7세 아동을 위한 키즈 전용 스낵 ‘인절미 쌀과자’와 ‘구운 감자 쌀과자’를 출시했다. 류진영 BGF리테일 스낵식품팀 MD는 “전 국민이 애용하는 편의점에서 10세 이하 어린이 고객들을 위한 맞춤 먹거리를 제공하는 것은 매출 증대를 위한 것이라기 보다는, 미래 고객을 확보하기 위한 장기적인 계획이기도 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