빵 동났는데 “럭키비키야!”…‘원영적 사고’ 필요한 까닭

2024-09-29

벨기에 희곡 ‘파랑새’의 주인공은 집에 파랑새를 두고 찾아 헤매잖아요. 파랑새가 어떤 새인지 알았어도 그랬을까요? 행복하게 살고 싶다면 행복이 뭔지부터 알아야 해요.

“아이를 행복하게 키우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는 질문에 김희삼 GIST(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는 이렇게 답했다. 아이가 행복하길 바라지 않는 사람은 없다. 피곤을 무릅쓰고 자기 전에 책을 읽어주고, 무리해서라도 학원에 보내는 것도 사실은 행복과 관련이 있다.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갖고, 그걸 기반으로 더 행복하게 살길 바라는 것이다. 하지만 명문대에 입학하고, 더 안정적인 직업을 가지면 정말 행복할까? 김 교수가 “행복을 공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그는 행복을 연구하는 경제학자다. 한국개발연구원(KDI)에서 GIST로 자리를 옮긴 2016년부터 ‘행복의 조건’이라는 수업을 매 학기 해왔다. 강의는 수강 신청 개시 몇 분 만에 마감될 정도로 인기다. 수업을 듣는 학생들에게 총 3번에 걸쳐 자신의 행복도를 평가(0~10점)하게 하는데, 초반에 3~4점이었던 학생도 강의가 끝날 때쯤에는 7~8점으로 높아진다. “행복이 뭔지 알고 실천하면 행복에 좀 더 가까워진다”는 것이다. 수업 내용 등을 엮어 『행복공부: 나의 파랑새를 찾아서』란 책도 냈다.

한국 사람들의 행복도는 별로 높지 않다. 유엔의 ‘세계행복보고서 2023’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주관적 행복도 점수는 10점 만점에 5.951점으로 137개국 중 57위였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38개국) 중에는 뒤에서 네 번째다. 경제 규모로는 세계 13위를 차지하는데, 행복도가 이렇게 낮은 이유는 뭘까? 양육자와 아이 모두 행복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지난 11일 서울에서 김희삼 교수를 만나 직접 물었다.

Intro. 행복을 공부해야 하는 이유

Part 1. 성공하고 돈 많으면 행복하다?

Part 2. 비교는 불행해지는 지름길이다

Part 3. ‘원영적 사고’가 행복도 높인다

💵성공하고 돈 많으면 행복하다?

모든 사람은 행복하기를 원한다. ‘불행해지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없다. 하지만 “행복이 뭐야?”라고 물으면 선뜻 대답하기 어렵다. 행복이 뭔지도 모른 채 행복하게 살고 싶다는 건, 지도 없이 목적지에 가려는 것과 비슷하다. 김 교수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자신이 어떤 행복을 원하는지 알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떤 행복이요? 행복에도 종류가 있나요?

어렸을 때 ‘리더스 다이제스트’란 잡지에서 읽은 얘기를 하나 들려드릴게요. 영국·프랑스·소련 사람이 각각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얘기죠. 영국 사람은 퇴근 후 맥주를 마시며 TV로 축구를 보는 게 행복이래요. 프랑스 사람이 생각하는 행복은 해변의 휴양지에서 처음 만난 사람과 사랑에 빠지는 거고요. 소련 사람은 비밀경찰이 들이닥쳤는데, 자신이 아닌 옆집 사람을 체포하러 온 거라는 걸 알았던 순간 행복했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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